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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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의 경제 효과, 연 평균 5조5600억원”(2018년 현대경제연구원), “BTS 3일 콘서트 경제효과 9229억원”(2019년 편주현 고려대 경영대 교수 연구팀), “빌보드 1위의 경제효과 1조7000억원”(2020년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관광문화연구원)…

방탄소년단(BTS)의 세계적인 인기가 수 년째 꺾일 줄 모르고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각종 연구기관들은 해마다 BTS의 경제 효과를 측정한 연구 결과를 쏟아냅니다. BTS가 창출하는 직간접적인 부가가치와 국가 브랜드 홍보, 위상 제고 등 효과가 어마어마하게 크다는 것은 기정 사실로 보입니다. 하지만 저 금액은 어떻게 계산된 걸까요? 그리고 얼마나 정확할까요? 세부 보고서를 읽어 보고 관련 궁금증을 풀어 봤습니다.
BTS 경제효과, 이렇게 계산됐다
"BTS 경제효과 5.5조"…쏟아지는 연구결과, 어떻게 계산했을까

BTS의 경제적 효과를 분석한 가장 유명한 연구결과는 현대경제연구원의 2018년 'BTS의 경제적 효과' 보고서입니다. 현경연은 BTS의 연평균 생산유발효과는 약 4조1000억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약 1조4000억원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분석 방법은 약간 복잡한데, 쉽게 풀어서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①우선 BTS의 인지도 및 인기를 구글 검색량 수치로 측정해 점수를 매깁니다. ②인지도가 1포인트만큼 올라갈 때마다 외국인 관광객수, 옷·화장품·음식 수출액이 얼마나 올랐는지 알아봅니다. ③BTS로 인해 외국인 관광객과 옷·화장품·음식 수출액이 늘어나면 국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계산합니다. 분석 도구는 통계학의 회귀분석인데, 현대경제연구원 홈페이지 보고서에 좀더 자세히 설명돼 있으니 기사에서는 일단 이 정도만 언급하겠습니다.

이런 계산을 통해 현경연은 BTS의 인지도가 1포인트 증가할 때마다 3개월 후 외국인관광객수 증가율이 0.45%p 늘어난다는 결론을 내립니다. 늘어난 관광객은 2013년 이후 연평균 79만6000명으로 계산됐습니다. 같은 방식으로 BTS의 인지도가 1포인트 늘어나면 의복류(0.18%p) 화장품(0.72%p) 음식류(0.45%p) 수출액 증가율이 늘어나고, 2013년 이후 연평균 의복류(2억3398만달러) 화장품(4억2664만달러) 음식류(4억5649만달러) 등의 수출이 크게 증가했다는 설명입니다.

다른 연구들도 계산 방법은 비슷합니다. 2019년 BTS가 3일간 서울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연 방탄소년단 ‘러브 유어셀프:스피크 유어셀프’ 파이널 콘서트의 경제적 효과가 9229억원이라는 연구 결과(편주현 고려대 경영대 교수)나, BTS의 음원이 빌보드 핫200 1위에 올랐을 경우 경제효과가 1조7124억 원(문체부, 관광문화연구원)이라는 숫자도 비슷한 과정을 통해 산출됐습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의미없는 연구는 아냐"
연구기관들이 '한류 스타'의 경제 효과에 대해 분석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04년 드라마 겨울연가로 일본을 강타한 욘사마(배우 배용준) 열풍의 경제적 효과를 측정했습니다. 양국의 '욘사마 경제효과'는 약 3조원으로 추정됐지요. 코트라는 2013년 '가수 싸이의 경제적 효과' 연구에서 한국의 대중문화가 유럽연합(EU)내에서 창출한 한국의 국가브랜드 자산은 6656억원 가량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그렇다면 이 분석들은 다 정확한 걸까요? 엄밀한 연구 끝에 나온 정확한 숫자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관광객과 수출 등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엄청나게 많습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경제학자들이 집결한 국제 기구나 씽크탱크도 당장 다음 분기 성장률을 예측하지 못하니까요. 한 민간연구원 관계자는 "한류 돌풍이 일 때마다 몇몇 연구기관들이 비슷한 모델을 적용해 경제적 파급효과를 계산하는데, 정확한 분석이라고 보기는 힘들다"고 했습니다.

그런데도 연구기관들이 이런 분석을 내놓는 건 일반인들의 이목을 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가 국위선양에 연간 수조원에 달하는 도움을 준다는 연구결과를 싫어할 팬은 드물 겁니다. 또 연구를 통해 한류의 경제적 효과를 조금이라도 공신력 있는 방식으로 산출하고, 사회의 관심과 정부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는 공익적 효과도 있습니다.

다만 이렇게 계산된 숫자는 어디까지나 부정확한 참고용일 뿐, 숫자 자체에 지나친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른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의 경제효과와 비교해 누가 더 많고 적은지 따지는 건 의미 없다는 뜻입니다. 또 이런 연구는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재미삼아 숫자로 측정한다'는 성격이 크기 때문에, 지나치게 자주 시행될 필요도 없습니다. 특히 지난해 문체부와 관광문화연구원의 연구결과처럼, 국민 세금을 써서 독창성도 없는 연구방법으로 뻔한 결과를 내놓는 건 지양해야겠죠.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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