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영의 연계소문]
연(예)계 소문과 이슈 집중 분석

위버스샵, 접수된 소비자 불만 137건
서울시, 전자상거래법 위반 조사
아티스트 열성 지지 팬들, 말 없이 쌓인 불만
'유니버스'는 프라이빗콜 서비스로 뭇매
IT와 손잡은 엔터, 팬덤 비즈니스 본질 유념해야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

"교환 기다리다 지쳐서 결국 하나 더 사게 만들더라고요."
"아티스트가 벌어온 돈으로 다른 곳에 신경 쓰면서 본업에는 소홀해진 것 같음"
"몸집만 커졌지 팬덤을 신경 안 쓴다는 게 문제"
"가수는 월클, 플랫폼은 구멍가게"

참 웃픈(웃기면서도 슬픈) 말이 아닐 수 없다. 그룹 방탄소년단 등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들의 앨범, 굿즈, 콘서트 티켓 등을 독점 판매하는 위버스샵에 대한 팬들의 답답함이 일제히 터져나왔다.

최근 서울시는 위버스샵의 배송지연과 환불거부, 상품정보 표시 미비 등에 대해 전자상거래법 위반 여부를 조사해 시정권고와 과태료 부과 조치를 내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시 전자상거래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5월부터 올해 1월 25일까지 접수된 위버스샵 관련 불만은 137건이었다. 약 8개월 간 소비자들의 불만 사항이 대거 쏟아진 것이다. 최근 연예인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쇼핑몰에 대해 이처럼 다량의 민원이 접수된 것은 위버스샵이 유일하다. 접수된 불만 유형은 제품불량과 하자(41.7%), 반품·환불(34.1%), 배송지연(13.6%) 순이었다.
사진=비엔엑스(beNX) 제공

사진=비엔엑스(beNX) 제공

2019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타 아이돌 굿즈 온라인 쇼핑몰 8개사가 시정 명령을 받고 과태료를 부과한 적 있으나, 그 뒤로는 센터에 이들에 대한 불만이 접수되지 않았다. 시 관계자에 따르면 위버스샵의 경우는 올해 들어서도 이미 상담이 30건에 이르는 등 잡음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가속이 붙은 K팝의 글로벌화에 발 맞춰 IT 업계과의 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전 세계에 널리 퍼져 있는 팬들을 집결시키는 '플랫폼'의 영향력이 대두된 탓이다

실제로 트위터가 지난해 트윗 데이터를 분석해 발표한 결과, K팝 관련 트윗은 2019년도 대비 6억 건 이상 증가한 67억 건이 발생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월드 투어, 팬미팅 등 대면 일정이 일절 불가했던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K팝 팬들이 랜선으로 열성적인 지지를 보였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소비 창구로 온라인이 유일했던 탓에 '언택트 콘서트' 또한 대박이 났다. 콘서트 티켓 분석 사이트 데이터 투어링이 발표한 차트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이 지난해 10월 이틀 간 진행한 온라인 콘서트 '맵 오브 더 솔 원'은 191개 지역에서 99만3000명의 유료 온라인 관객이 시청했다. 수익은 4400만 달러로, 우리 돈으로 500억 원 이상이다.

이에 빅히트는 위버스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네이버가 빅히트의 자회사 비엔엑스(beNX)에 제3자 유상증자 방식으로 약 3548억 원을 투자하고, 비엔엑스가 네이버 브이라이브 사업부를 양수하는 안건을 결의하고 공시했다. K팝 팬덤 플랫폼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양사의 만남으로 위버스는 더욱 힘을 얻게 됐다. 그러나 명성에 미치지 못하는 미흡한 운영은 꾸준히 팬들의 불만을 키웠다.
유니버스 /사진=엔씨소프트·클렙 제공

유니버스 /사진=엔씨소프트·클렙 제공

팬심을 읽지 못한 사례도 있다. 엔씨소프트가 선보인 팬덤 플랫폼 '유니버스'는 AI로 아티스트의 목소리를 구현해내 실제로 통화하는 듯한 기분을 주는 '프라이빗콜' 기능을 선보였다가 팬들의 뭇매를 맞았다. 아이돌을 과도하게 상품화한다는 점에서부터 불만이 터져나왔다. 이후 아티스트의 부자연스러운 목소리와 일방적으로 말을 쏟아내며 소통한다는 느낌조차 받을 수 없는 서비스 등이 지적을 받았다.

팬덤 비즈니스는 기획사 자체의 브랜드에 대한 지지가 아닌, 가수라는 인적 자원에 대한 호감에서 비롯된다. 이에 여러 엔터사들은 팬 마케팅팀을 두고 섬세하게 팬들과 아티스트 간의 관계가 긴밀해지도록 노력해왔다. 급격한 시장 변화에 공격적인 사업 플랜들이 진행되고 있지만, 팬덤 비즈니스만이 지닌 특성까지 소홀히 여겨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아티스트에 대한 애정만으로 전 세계 팬들이 '울며 겨자먹기' 식의 소비를 해야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부가 수익이 주가 되어가는 상황에 대해서도 경각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기획사가 다양한 사업을 전개할 때마다 팬들은 본업에 소홀해지는 것을 우려하곤 한다. 각종 루트를 통해 발생한 수익이 '콘텐츠 재생산'이라는 본질로 이어지는 순기능이 사라질 가능성 때문이다. 단순히 K팝의 세계화에 편승하려고 하면 절대적 지지층이자 소비자인 팬심을 읽지 못하는 역효과가 생길 수 있음을 주지해야 한다. 과거보다 더 폭넓게, 세계 각국에서 팬들이 유입되는 만큼 팬덤 비즈니스에 대한 유연한 이해와 사고가 수반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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