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엔 한 나라의 정신과 문화가 담긴다. 한식 일식 중식 양식 등으로 크게 나뉘었던 국내 음식 문화는 해외여행이 늘고 식재료가 다양해지면서 그 범위도 넓어졌다. 쌀국수로 시작해 반미·분짜 등으로 확대된 베트남 전통 음식, 타코와 부리토로 만나는 멕시코의 맛, 커리로 접하는 인도의 향 등이 그렇다. 이들은 더 이상 ‘이국적인 맛’이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대중적인 메뉴로 자리잡았다.

서울 곳곳과 전국에 흩어져 있는 크고 작은 식당은 수준 높은 각국의 전통 음식을 내놓는다.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나라의,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한 이색 음식을 탐험하다 보면 오감으로 현지에 닿은 듯 기분 좋은 상상을 할 수 있다. 하늘길이 막힌 요즘 ‘혀끝으로 세계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그래픽=전희성 기자 lenny8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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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요리는 한국인에게 낯설다. 미국 친환경·유기농 식품 유통 체인 홀푸드는 지난해 식품 트렌드로 서아프리카 음식을 소개했다. 세네갈과 나이지리아, 가나 등이 포함된 서아프리카는 아라비아 상인과 교역하며 고추 등 향신료를 적극 받아들였다. 매콤한 음식이 많고 자연 재료를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섬유질이 많이 든 곡류에 고기, 생선 등을 곁들이기 때문에 영양도 풍부하다. 이 중 졸로프 라이스란 쌀 요리는 한국의 김치볶음밥과 비슷하다. 쌀을 토마토, 양파, 고추, 고기, 채소 등과 볶아내 매콤하다. 서울 경리단길에 있는 ‘졸로프 아프리카 코리아’는 졸로프 라이스와 세네갈 음식인 매콤한 스튜 ‘도모다’, ‘슈파칸자’ 등을 내놓는다.

북유럽 가정식의 맛이 궁금하다면 회현동 ‘헴라갓’을 추천한다. 스웨덴 남쪽 스코나 출신의 다니엘 위크스트란드 셰프가 한국인 아내와 스웨덴 집밥을 선보인다. 미트볼과 매시트포테이토 등을 곁들이는 ‘숏불라르’, 남부 스타일 돼지갈비 요리 ‘스콘스카 레벤’, 엘크 사슴고기 요리인 ‘엘기스카브’ 등이 주요 메뉴다. 연어 절임 요리인 ‘그라브락스’와 스웨덴 전통주 ‘스납스’도 함께 맛볼 수 있다.

동대문 광희동의 ‘중앙아시아 거리’도 유명하다. 간판이 낯설긴 해도 메뉴판에는 친절하게 한국어 설명이 있다. 국내 최초 실크로드 레스토랑인 ‘사마르칸트’는 화덕 빵에 꼬치구이인 ‘샤슬릭’을 함께 내놓는다. 우즈베키스탄식 만두인 ‘만티’, 한국인 입맛에 잘 맞는 볶음밥 ‘프러프’ 등도 인기 메뉴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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