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부터 사흘 일정…"국내 무대에서 안 들어본 곡들 소개"
대관령겨울음악제 손열음 "코로나19로 지친 상황 위로되길"
"겨울에 코로나19가 재유행하면서 걱정이 많았는데 음악제를 열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심정적으로 지친 상황일 텐데 부담 없는 마음으로 오시면 좋겠어요.

조금이라도 위로되길 바랍니다.

"
대관령겨울음악제 예술감독인 피아니스트 손열음(35)은 '웃을 일 없는 일상에 날아든 작고 따스한 초대'라는 콘셉트로 열리는 이번 무대에 대한 마음을 이렇게 표현했다.

이번 겨울음악제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예년보다 축소된 규모로 오는 5일부터 사흘간 평창 알펜시아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여름과 겨울을 통틀어 자가격리 등 때문에 해외 연주자 없이 여는 첫 대관령음악제가 됐다.

손 예술감독은 최근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다양성을 위해 국내 무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곡보다는 그동안 안 들어본 곡을 소개하려고 했다"며 "긴 공연이 어려운 상황이라 함축해 구성했다"고 말했다.

소프라노 임선혜는 한국 관객들에게 생소할 수 있는 헨델의 '9개의 독일 아리아'를 선택했고, 실내악단 노부스 콰르텟은 벨기에 작곡가 르쾨와 체코 작곡가 야나체크의 곡을 선보인다.

그는 짧은 일정이지만 마지막 날 공연 프로그램은 전체를 직접 구성하는 등 완벽한 무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3회의 공연을 모두 다른 색깔로 준비하게 돼 뿌듯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발자국'이라는 타이틀의 7일 공연은 차웅의 지휘로 오케스트라 '앙상블 더 브릿지'가 연주한다.

본 윌리엄스의 '종달새의 비상'과 생상스의 '작은 시', 부소니의 '디베르티멘토', 쇼스타코비치의 '첼로 협주곡 1번'을 선보인다.

손 예술감독은 "첫 세 곡은 제1차 세계대전과 관련이 있고, 마지막 곡은 제2차 세계대전과 관련이 있는 곡으로 구성해 평화를 주제로 했다"며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현재 상황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겨울음악제에서 북한 출신 김철웅,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출신 야론 콜버그와 비샤라 하로니가 결성한 피아노 듀오 '아말'과 함께 공연하려다가 코로나19로 취소된 '피스풀 뉴스'를 또 못하게 됐다며 아쉬워했다.

대관령겨울음악제 손열음 "코로나19로 지친 상황 위로되길"
그가 계획한 올해 초 네덜란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마케도니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과의 협연은 모두 취소됐다.

손 예술감독은 겨울음악제가 끝나면 2월 중순께 녹음 작업을 위해 스위스로 출국한 뒤 독일과 스페인, 프랑스 등 유럽 무대에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손 예술감독은 "우크라이나 출신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니콜라이 카푸스틴의 피아노 소나타와 연습곡들로 음반을 꾸밀 예정"이라며 "카푸스틴의 1주기인 7월 영국의 클래식 음반사 오닉스를 통해 발매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한국 관객들과의 만남도 이어간다.

2016년 리사이틀 투어 후 4년 만인 지난해 전국 투어 리사이틀을 계획했다가 코로나19 여파로 지방 공연을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올해 4월 다시 '슈만'을 화두로 10회가량 공연할 예정이다.

9월에는 핀란드 출신 피에타리 인키넨이 지휘하는 도이치 방송교향악단과의 협연이 계획돼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