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페어·비엔날레 속속 연기…대형 미술행사 여전히 '안갯속'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줄줄이 연기되거나 취소됐던 대형 미술행사들이 올해도 안갯속이다.

매년 6월 스위스 메세 바젤에서 열렸던 세계 최대 규모의 아트바젤은 올 9월 23~26일로 연기됐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상황이 여전히 진행 중인 데다 나라 간 이동도 여의치 않기 때문이라는 게 아트바젤 측 설명이다. 마크 슈피글러 아트바젤 글로벌 디렉터는 “지난달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여전히 올해 전망은 불확실한 상태”라며 “바젤쇼를 9월로 연기해 갤러리들이 더 나은 상황에서 행사를 치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 온라인 전시를 강화하기로 했다. 아트바젤은 3월 24~27일, 6월 16~19일, 11월 등 세 차례에 걸쳐 온라인 전시를 진행할 예정이다. 첫 온라인 전시인 3월에는 ‘개척자’를 주제로 미학, 개념, 사회정치적으로 의미 있는 행보를 보인 작가들을 온라인 전시관에서 소개한다. 6월에는 아트바젤 큐레이터가 직접 선택한 갤러리, 11월에는 올해 제작된 신작을 선보일 계획이다.

아트바젤이 9월로 연기되면서 5월로 잡혀 있는 아트바젤 홍콩도 또다시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앞서 아트바젤은 매년 3월 여는 홍콩쇼를 5월로 연기한 바 있다. 아트바젤 홍콩은 주로 아시아 컬렉터가 모이는 행사로, 국내에서는 국제갤러리와 PKM갤러리, 학고재 등이 참가하고 있다.

미국 엑스포 시카고도 미뤄질 전망이다. 이달 초 엑스포 시카고 측은 통상 4월에 열었던 행사를 연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날짜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르면 7월께 치러질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취소됐던 미국 최대 아트페어 프리즈 뉴욕은 올해 행사를 열되 규모를 상당 부분 축소하기로 했다. 프리즈는 5월 뉴욕 맨해튼의 ‘더 셰드’에서 박람회를 열기로 하고 참가할 전시업체 66곳을 선정했다.

국내 미술계에도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다. 당장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광주비엔날레가 예정대로 치러질 수 있을지 미술계의 시선이 쏠려 있다. 광주비엔날레는 지난해 9월 열릴 예정이었으나 올 2월로 연기됐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지속되면서 해외 작가와 큐레이터들의 참가가 어렵고 작품 운송비용이 천정부지로 올라 난관이 예상된다. 광주비엔날레 관계자는 “다음달 26일 개막을 목표로 작품 운송 등을 예정대로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코로나19로 인한 상황을 계속 예의주시 중”이라고 말했다.

제주도립미술관은 5월 국제행사로 열 예정이었던 제2회 제주비엔날레를 취소했다. 20여 개국, 70여 명의 작가가 참여해 ‘할망, 크고 많고 세다’를 주제로 전시를 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국면이 장기화되고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결국 백지화됐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