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부동산 올인?…난 그림투자 한다
“가슴 속에 1만 권의 책이 들어 있어야 그것이 흘러넘쳐 그림과 글씨가 된다.” 추사 김정희(1786~1856)의 말이다. 작가는 그림 하나를 그리기 위해 방대한 지식과 경험을 쌓고 폭풍 같은 고뇌를 거듭한다. 그것들이 한데 어우러지고 흘러넘쳐야 작가만의 새롭고 독특한 시선이 만들어진다. 미술 작품은 그렇게 구현된 세계의 결정체다.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무한한 세계로 빨려들어가는 기분이 드는 이유는 그런 때문이다.

그림을 산다는 건 곧 누군가의 가슴 속에 있는 1만 권의 책과 마주하는 것이다. 지적·감성적 희열을 느낀 사람들은 미술에 관심을 두고 적극 투자한다. 그 그림을 통해 새로운 세상이 선사하는 감동을 일상에서 느끼며 산다.

미술품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높아져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도 있다. 하지만 해외와 달리 국내에선 아트테크가 활성화되지 못했다. 일부 자산가의 투자법이란 인식이 강했다. 최근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그림을 사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다양한 가격대의 작품을 누구나 편리하게 사고팔 방법들이 생겨나고 있어서다.

온라인 경매가 활발해지면서 국내뿐 아니라 크리스티, 소더비 등 해외 경매에도 쉽게 참가할 수 있게 됐다. 국내 온라인 경매 규모는 2018년 209억원에서 지난해 350억원 수준으로 커졌다.

한 작품을 통째로 구입하지 않고 그림을 조각조각 나눠서 살 수 있는 공동구매 플랫폼도 나왔다. 피카소, 이우환 등 유명 작가 작품을 여러 사람이 조각으로 구매해 n분의 1로 소유하는 방식이다.

이번주 ‘웨이브’ 섹션은 커버스토리로 ‘아트테크의 모든 것’을 다룬다. 웨이브에선 국내외 경매에 참가하는 법부터 작품 고르는 법, 세금 납부까지 상세하게 소개한다. 또 새해를 맞아 자신에게 100만원 안팎의 신발 지갑 등 엔트리급(입문자용) 명품을 선물하는 현상, 겨울철 눈꽃여행을 즐길 수 있는 명소 등도 담았다. 매주 금요일 발행되는 고품격 섹션 웨이브는 차별화된 라이프 스타일 기사와 감각적인 편집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