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환경 저널리스트 리틀 '인류를 식량 위기에서 구할 음식의 모험가들'

"고기 한 조각을 입에 넣으니 오리고기 맛이 느껴졌다.

좀 질기고, 심줄이 너무 많고, 희미하게 금속 맛의 여운이 남는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확실히 익숙한 맛이라 먹는 데 큰 문제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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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저널리스트이자 미국 밴더빌트대 탐사 저널리즘 및 과학 글쓰기 교수인 아만다 리틀은 미국의 스타트업 '멤피스 미트'를 방문해 실험실에서 오리에게서 채취한 세포로 배양한 가슴살을 처음 접한 순간을 이렇게 회상한다.

최근 번역 출간된 저서 '인류를 식량 위기에서 구할 음식의 모험가들'(세종서적)을 통해서다.

저자는 당시 '실험적인 것으로, 성질이 완전히 알려지지 않았다' 및 '시식에 참여함으로써 어떤 손실이나 피해, 부상, 사망이 일어날 수 있다는 위험을 받아들인다'는 내용에 동의하는 서명을 한 뒤 오리고기 배양육을 시식했다.

60g에 수백 달러인 이 가슴살에 대한 평은 이렇다.

"먹어본 것 중에서 가장 비쌀 게 확실하고 아마도 가장 유례없는 식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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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깔끔하게 정리하고 소스를 뿌린 베이징 덕이나 프랑스 오리 요리를 먹었다면 기존 오리고기와 이 고기를 구분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제조 과정이 특이하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정말 놀라운 게 바로 익숙함, 진짜 같음, 평범함"이라고 했다.

'멤피스 미트'의 배양육 연구에 대해선 고기 대체품을 만들려는 게 아니라 뼈와 장기, 가죽 등이 없는 완전한 대체품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라고 평가하고 "기이하고 불안하지만, 상당히 야망이 넘치는 목표"라고 말한다.

실험실서 배양한 오리고기 맛은?…"익숙해서 큰 문제 없더라"

저자는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CEO) 우마 발레티를 인터뷰하면서 배양육에 대한 편견을 버렸다.

발레티는 저자에게 "동물을 학살할 필요를 없애면서 기존의 육류와 다르지 않은 최종 상품을 만든다"고 했다.

책은 대안 고기의 장점에 대해 "육류를 생산할 때 나오는 온실가스의 4분의 3 이상을 줄일 수 있고, 물 사용도 90%까지 줄일 수 있다"며 "세균 오염이라는 위험도 없앨 수 있으며, 심장병과 비만 위험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 밖에도 미국 위스콘신주의 사과 과수원, 케냐의 옥수수밭, 노르웨이의 연어 양식장, 컴퓨터로 돌아가는 중국 상하이의 식품 시장 등에서 식량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먹거리를 찾고자 노력하는 농부와 과학자, 기업가, 학자들의 사례를 소개한다.

크리스퍼를 비롯한 육종(育種) 기술을 이용해 영양이 풍부한 재래작물을 키우고, 음식물 쓰레기를 없애는 방법을 찾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더 줄일 수 있는 보존 농업을 확대하며, 가혹한 환경에서도 자라는 고대 작물을 되살리는 것 등이다.

책은 "먹는 문제에 대한 거대한 혼란에 적응하고 미리 대응 가능할 정도로 아주 빠르고 확실하게 준비하지 않고 있다"며 "이 도전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미래가 결정된다"고 말한다.

고호관 옮김. 436쪽. 2만원.
실험실서 배양한 오리고기 맛은?…"익숙해서 큰 문제 없더라"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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