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배를 탄 지구인을 위한 가이드

크리스티아나 피게레스
톰 리빗카낵 지음 / 홍한결 옮김
김영사 / 272쪽│1만4800원
[책마을] 기후변화의 파도에 침몰하지 않으려면

때는 2050년. 세계 곳곳의 공기는 후덥지근하고 미세먼지 오염이 심각하다. 예전에 마스크는 주로 감염병이 유행할 때 썼지만 이제는 대기오염으로부터 자기 건강을 지키기 위해 매일 착용한다. 극심한 더위가 기승을 부려 세계 인구 중 20억 명은 연중 45일 이상 기온이 60도로 치솟는 곳에 산다. 부족한 물을 놓고 국가·지역 간 극렬한 갈등이 벌어진다. 해수면 온도가 오르면서 해안 도시에선 태풍과 허리케인으로 수백만 명이 집을 잃었다. 해수면 상승 때문에 세계 어딘가에선 매일같이 주민들이 고지대로 대피한다.

이 시나리오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억제하지 못하고 내버려 둘 경우 나타나게 될 미래의 모습이다. 2100년이 되면 지구 온도는 3도 이상 오르고 인간이 살 수 없는 임계점에 이르게 된다. 이 같은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는 2015년 12월에 파리협정을 채택했다. 여러 국가, 기업들이 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를 세워 실천하고 있다.

《한배를 탄 지구인을 위한 가이드》는 파리협정 체결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의 크리스티아나 피게레스 전 사무총장과 톰 리빗카낵 선임고문이 기후위기 시대의 행동강령에 관해 쓴 책이다. 저자들은 현실을 냉정하게 돌아보고 개인, 기업, 국가가 해야 할 일을 안내한다.

저자들은 ‘단호한 낙관’ ‘무한한 풍요’ ‘철저한 재생’이라는 마음가짐을 제시한다. 거대한 문제 앞에서 패배주의에 사로잡히기보다는 낙관적인 근성을 갖는 게 필요하다. 자원을 놓고 경쟁하기보다는 연대와 협력을 통해 풍요를 키워나가는 마음가짐을 지녀야 한다. 자원을 쓰고 버리는 방식이 아니라 재생을 삶의 기본 원리로 삼아야 한다.

저자들은 국가 정책부터 개인의 실천까지 10가지 행동강령을 제시한다.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화석연료에서 벗어나는 법, 청정 경제로 이행하는 법, 소비자가 아니라 시민이라는 의식을 갖는 법 등 구체적인 방법을 제안한다. 기후위기 부정론자들에게 맞서 설득하는 방법과 진짜 과학과 유사 과학을 구분해 진실을 알리는 힘을 키우라고 주문한다. 유권자들이 기후변화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투표해 정치인과 공직자들이 책임을 갖고 행동하도록 유도하라고 강조한다. 저자들은 “지구의 온도 상승을 1.5도 이내로 억제하는 기회가 빠르게 닫히고 있다”며 “탄소 배출 억제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고 역설한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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