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원 한국분노관리연구소 소장의 '나를 살리는 말들'

여러모로 힘든 세상이다.

역경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이 역경에 매몰되다 보면 정작 자신을 돌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무엇보다 필요한 건 섬세하고 따뜻한 위로의 한마디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고,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 하지 않았던가.

말은 '아' 다르고 '어' 다르다.

하지만 정작 가까운 사람에게서도 이런 말은 듣기 어렵다.

섣부른 말이 도리어 상처를 내고 키운다.

각도를 달리하면 어려운 일상에서 한마디의 말처럼 효력있는 영약도 없다.

이서원 한국분노관리연구소 소장은 가정폭력과 아동학대로 고통받는 피해자와 가해자를 위한 상담전문가로 20년 넘게 활동하고 있다.

신간 '나를 살리는 말들'은 상처받고 상처 주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상담해온 그동안의 경험과 사례에서 책 제목처럼 '나를 살리는 말들'을 모아 엮은 것이다.

요컨대, 내가 나로 살 수 있을 때 나는 너를 살릴 수 있다.

모두 3부로 구성된 이 책은 제목 '나를 살리는 말들'의 한자어인 '我生言(아생언)'의 각 글자를 개별 주제로 삼았다.

제1부 '나(我)'는 힘든 나를 스스로 돌보고 위로하는 말과 이야기를 담고 있다.

소중한 것을 잃으면 슬픔이 오고, 뺏기면 분노가 온다고 역설하는 저자는 내가 나로서 온전히 살아가지 못하는 고통 때문에 서로가 서로를 할퀴게 된다고 말한다.

"아무도 나를 잡지 않는다.

나만 나를 잡는다.

" "무엇이든 할 수 있고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는 나 자신에게 있다.

" 이를 깨달을 때 비로소 내 삶이 자유로워진다는 얘기다.

제2부는 '삶(生)'을 다룬다.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잘못을 저지르기도 하고 해결되지 않는 갈등을 안고 살기도 한다.

이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절실한 건 상황을 바로잡고 다시 살아갈 힘이 될 한마디 말이다.

언제나 살리는 것이 먼저라고 역설하는 저자는 서툴러도 고군분투하는 삶에서 응원보다 더 중요한 건 인정이라고 말한다.

서로를 인정해주고 처지를 받아들이는 태도가 우리를 살리기 때문이다.

제3부 '말(言)'은 한마디 말의 효능과 방법에 대해 들려준다.

대개 우리는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 쉽게 말을 던지곤 한다.

상대가 듣고 싶은 말보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할 때가 많다.

그 결과 그게 상처가 돼 관계는 어긋나기 쉽다.

같은 내용이더라도 서로에게 '조금 더 나은 말들'이 있다.

저자는 말이 대화가 되려면 우선 듣는 사람의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야 우리를 살리고 나도 살리기 때문이다.

다음은 책에서 만나볼 수 있는 '我生言(아생언)'의 조언 몇 개-.
"사람은 혼자 있어서 외로운 것이 아니라 혼자 있지 못해서 외롭다.

혼자 있을 수 있는 외로움은 나와 내가 사이좋게 지낼 때 가능한 외로움이다.

외로우면서도 내가 나에게 만족하고, 내 삶에 즐거울 수 있다면 그건 충만한 외로움이다.

"
"천당 속에 좋은 사람이 있는 게 아니라 좋은 사람 속에 천당이 있다.

아무리 호화로운 집에 살아도 기쁜 소식을 나눌 사람이 없고, 힘든 마음을 알아줄 사람이 없다면 살아 있는 지옥, 곧 생지옥이다.

비록 남루하더라도 좋은 사람과 마음을 나누며 살아간다면 살아 있는 천당이다.

"
"사람은 나누는 존재다.

기쁨도, 슬픔도, 괴로움도 나누는 존재다.

그러면서 정이 들고 사랑이 깊어가는 존재가 부부이고 부모자녀이며 동료이고 사회관계다.

나누지 않는다면 관계가 아니라 파편화된 개인만 있을 뿐이다.

말하면 뭔가 달라진다.

정이 깊어지고 신뢰가 단단해지며 사이가 돈독해진다.

"
예문아카이브. 224쪽. 1만3천500원.
상담전문가가 들려주는 힘든 나와 너를 살리는 한마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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