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군, 온라인 축제·산업화 시도…산천어·농산물 처리 '골머리'


강원도 겨울축제가 모두 취소되면서 지자체마다 축제를 위해 준비한 농산물 등 각종 물량을 소진하고자 안간힘을 쓰는 등 살길 찾기에 나섰다.

강원 겨울축제 모두 취소…시군마다 살길 찾기 고심
매년 이 시기 눈과 얼음을 주제로 한 낚시와 썰매 등으로 수백만 명이 넘는 관광객을 끌어들이던 강원 겨울축제는 침체한 지역경제에 효자 노릇을 해왔다.

매년 100만 명 이상이 찾아 1천억원 이상의 경제 효과를 가져온 화천산천어축제가 대표적이다.

지난해의 경우 포근한 날씨 탓에 축제를 제대로 열지 못했던 이 축제는 올해 낚시터 얼음두께가 최근 25cm 이상 얼어붙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와 확산세로 아예 문을 닫게 됐다.

실낱같은 희망으로 코로나19가 잠잠해지기를 기대했던 화천군은 산천어축제가 결국 열리지 못하게 되자 75t에 달하는 산천어 처리 방안을 고민하다 식품 산업화를 시도하고 나섰다.

축제 주인공인 산천어가 애물단지로 전락하자 계약한 물량을 식품화해 소비하기로 한 것이다.

강원 겨울축제 모두 취소…시군마다 살길 찾기 고심
이를 위해 최근 산천어 반건조 제품과 통조림 등 산천어를 주재료로 만든 20여 가지 다양한 요리를 만들어 가능성을 살펴보는 시식회를 열었다.

산천어를 이용한 크림수프, 부야베스, 감바스알 하이오, 브루쉐타, 피자 등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이색적인 서양 요리는 물론 통조림 김치찌개와 양념구이 등 한식 메뉴까지 만들었다.

가능성을 확인한 화천군은 시제품 생산 단계까지 마친 산천어 반건조 제품과 통조림을 온라인을 통해 판매할 방침을 세웠다.

산천어 통조림은 국내 기업과 OEM(주문자 위탁생산) 방식으로 추진한다.

또 농산물의 경우 축제 기간 팔기로 했던 2억8천만원에 달하는 18t가량이 창고에 가득 쌓여 있다.

강원 겨울축제 모두 취소…시군마다 살길 찾기 고심
1차 농산물이 아닌 85개 품목 6억3천만원가량을 제외하고라도 당장 급하게 팔아야 할 농산물은 코로나19 거리두기 등으로 사실상 판매가 어렵게 됐다.

이 때문에 화천군은 올해 축제를 대신해 홈쇼핑, 온·오프라인 마켓, 직거래 채널 등을 이용한 '온라인 산천어축제'를 열어 산천어와 농산물 소비에 나설 예정이다.

화천군 관계자는 "온라인을 통한 소비는 물론 축제가 열리지 않는 얼음 벌판 위에 영화나 예능 촬영을 위한 세트장 등을 만들어 제공하는 등 앞으로 축제의 지속성을 이어가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원 겨울축제 모두 취소…시군마다 살길 찾기 고심
홍천군 대표 겨울축제인 홍천강 꽁꽁축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올해 축제에 쓰일 송어 20t에 대해 공개 매각 절차에 들어갔지만, 최근 모두 유찰돼 수의계약 등 다른 방안을 고민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애초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면 낚시 이벤트라도 열 계획이었지만, 장기화하고 확산하는 상황에 따라 축제 예산을 모두 없앴다.

홍천군 관계자는 "포화상태에 이른 양어장에서도 물량 소비가 쉽지 않아 마땅한 판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며 "온라인 판매 등을 통한 다각적인 방안을 고민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상황에서는 마땅한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