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일본 브랜드 입지 '위축' [日 불매운동 현재진행형 上]

▽ 유니클로, 한국서 영업익·순익 적자전환
▽ 일본 맥주 해외 시장 1위 한국은 '옛말'
▽ 소비자 10명 중 6명 "불매운동 지지"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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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2019년 7월 일본이 한국을 상대로 수출규제 조치에 나서며 촉발된 일본제품 불매 운동이 1년 반이 지난 지금까지도 '현재진행중'이다. 불매운동 초기 당시 일본에선 "오래가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소비자들의 싸늘한 대응은 전방위적으로 이어졌다. 자동차 등에서는 퇴출 사례도 나왔다. 새해를 맞아 여전히 거센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돌아봤다.

# 중소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박수현(30)씨는 지난해부터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인 ‘노재팬(No Japan)’에 동참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불매 브랜드 리스트를 참고해 애용하던 화장품과 맥주, 옷, 생활용품 브랜드를 바꿨다. 박 씨는 "대체재를 찾아야 해 초기에는 다소 불편했지만 1년 반 가량 지속해보니 되레 질 좋은 국산 제품을 찾는 재미도 있다"고 말했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동참한 소비자들이 1년 반이 넘어가도록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불매운동 바람이 가장 거세게 분 곳은 유통업계다. 인기 브랜드로 손꼽히던 곳들이 잇따라 소비자의 외면을 받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일본 제조·직매형 의류(SPA) 유니클로가 득세하던 패션 시장과 아사히 맥주가 1위로 올라 있던 수입 맥주 시장이다.
유니클로, 지난해 영업이익·순이익 '적자'…명동중앙점 폐점 결정
일본 제조·직매형 의류(SPA) 유니클로를 한국에서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는 지난해 9월부터 1년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적자로 돌아섰다. 유니클로는 실적 부진 속 꾸준히 오프라인 매장 구조조정에 나서 내년 1월 국내 최대 규모 매장인 '명동중앙점'도 닫기로 했다. 사진은 유니클로 명동중앙점 전경. 사진=한국경제신문 DB

일본 제조·직매형 의류(SPA) 유니클로를 한국에서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는 지난해 9월부터 1년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적자로 돌아섰다. 유니클로는 실적 부진 속 꾸준히 오프라인 매장 구조조정에 나서 내년 1월 국내 최대 규모 매장인 '명동중앙점'도 닫기로 했다. 사진은 유니클로 명동중앙점 전경. 사진=한국경제신문 DB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일본 제조·직매형 의류(SPA) 유니클로는 일본제품 불매운동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지난해 한국에서 적자 전환했다. 실적 부진 속 꾸준히 오프라인 매장 구조조정에 나서 올 1월에는 국내 최대 규모 매장인 '명동중앙점'도 닫기로 했다.

유니클로를 한국에서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의 2019년 9월부터 2020년 8월까지 '2019 회계연도' 영업적자 규모는 883억원으로, 2018회계연도(영업이익 1994억원) 대비 적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99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 순이익도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은 6297억원으로 54% 급감했다. 2014년 회계연도(2014년 9월∼2015년 8월) 당시 국내에서 단일 패션 브랜드 중 처음으로 1조원 매출을 달성한 후 꾸준히 이어오던 매출 1조원벽이 무너진 것이다.

이는 2019년 하반기 노 재팬 여파가 집중적으로 반영된데다 날씨 운도 따라주지 않은 결과다. 코로나19 사태로 오프라인 고객이 끊겼고, 여름에는 역대 최장 기간 장마로 냉감소재의 '에어리즘' 판매가 기대에 못 미쳤다

2005년 한국에 진출한 유니클로는 ‘히트텍’, ‘에어리즘’ 등 대표제품과 유명 브랜드와의 협업 상품으로 불황 속에서도 고성장세를 이어갔다. 2014년 회계연도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달성했고, 이후에도 성장세를 지켰다. 그러나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불면서 유니클로가 주요 불매 브랜드로 지목 받았고, 코로나19로 실적 타격이 불가피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에프알엘코리아는 실적 부진 속 고정비가 들어가는 매장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지난해에만 34개의 매장을 닫고, 올해는 국내 관광상권 1번지 명동에 있던 국내 최대 규모 매장 '명동중앙점'도 폐점한다. 이 매장은 2011년 지하철 명동역 7번출구 인근에 문을 열어 첫 날 매출 20억원을 올린 유니클로의 대표 매장이다. 라메르 등 유명 브랜드와의 협업 제품이 풀리면 소비자들이 길게 대기열이 늘어서 화제가 된 매장이기도 하다.

에프알엘코리아는 "소비자 수요와 상권 변화 등 달라지는 소비 트렌드 반영, 효율적인 매장 운영을 위한 결정"이라고 전했다.
편의점에선 국산맥주가 대세…일본 맥주 수입 '곤두박질'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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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맥주업계의 최대 해외시장이던 한국도 옛말이다. 일본 제품 불매 운동 후 곤두박질친 수입이 여전히 지지부진해 불매운동 전 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는 상황이다.

주류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일본산 맥주 수입액은 37만달러(약 4억원)로 2년 전인 2018년 10월(772만6000달러)과 비교하면 불과 4.8% 수준에 불과했다.

이는 2019년 10월 일본 불매운동이 한창이던 관계로 전년 동월 대비로는 873.7% 급증한 수치지만 여전히 여파가 지속되고 있는 모습이다.

2019년 7월 434만달러에 달하던 일본산 맥주 수입액은 같은해 8월 22만3000달러로 곤두박질쳤고, 9월 6000달러로 축소됐다. 이후 2019년 말까지 월 수입액은 30만달러 아래서 맴돌았다. 지난해 하반기 들어 일본 맥주 수입액이 월별로도 우상향 추세를 그리는 흐름을 보였지만 여전히 10억원 아래서 머물고 있다.

다만 최근 일부 편의점과 대형마트에서는 일본맥주 브랜드가 묶음 판촉 행사를 재개하고 나서기도 했다. 불매운동 전 국내에서 수입 맥주 시장 1위의 자리를 놓치지 않던 아사히 맥주의 경우 4캔을 1만원에 판매하는 할인 행사가 다시 등장했다.
성인 10명 중 7명 일본 불매운동 동참…"10명 중 6명 '적극 지지'"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국내맥주와 수입맥주가 동시에 진열돼 있다. 사진=뉴스1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국내맥주와 수입맥주가 동시에 진열돼 있다. 사진=뉴스1

일본 불매운동이 시작된 지 해를 넘었지만 소비자들은 지지 의사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시장조사전문업체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성인 10명 중 7명은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참여한 경험이 있고, 6명은 불매운동을 지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지난해 11월 27일부터 12월 2일까지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대한 인식조사를 한 결과, 71.8%가 참여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불매운동 참여 경험 응답자에게 불매 브랜드를 조사한 결과 유니클로(75.7%)가 가장 많았다. 이어 아사히(71.1%), 삿포로(56.6%), ABC마트(49.4%), 무인양품(47.5%), 기린맥주(44.4%) 순으로 집계됐다.

응답자의 10명 중 7명(69.3%)이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불매운동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거나 독려해야 한다'는 응답자도 10명 중 6명( 59.9%)꼴로 집계됐다. '불매운동을 그만할 때가 됐다'(12.2%)라거나 '지금 시점에서는 참여하고 싶은 생각이 별로 없다'(15.9%)고 답한 사람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불매운동 장기화를 전망한 응답자도 57.6%로 절반을 웃돌았다.

또한 향후 일본 제품 불매운동 참여할 의사가 있는 소비자도 다수로 집계됐다. 응답자의 41.9%가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지속적으로 적극 참여하겠다'고 답했다. '참여할 의향은 있으나 강도는 덜할 것'이라는 답은 37.6%를 기록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1년 반 가량이 지났고, 코로나19로 오프라인 매장 이용객이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영향력이 유효하다고 본다"면서도 "불매운동으로 인해 제조와 유통에 관여한 종사자들의 불이익이 불가피한 만큼 보다 성숙한 소비자의 대응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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