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뒤덮은 애니 영화 '귀멸의 칼날'…경제 파급효과 2조 넘을 듯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귀멸의 칼날-무한열차’ 편이 일본 내 영화 흥행 기록을 19년 만에 갈아치웠다. 경제적인 파급 효과도 2조원을 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영화 배급업체 도호는 이 영화의 상영 수입이 지난 26일 321억2000만엔(약 340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영화 흥행 1위에 올랐다고 29일 발표했다. 27일 기준으로는 상영 수입이 324억7000만엔으로 늘었고, 관객은 2404만 명에 달했다. 지금까지 일본 내 영화 흥행 수입 1위는 2001년 개봉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으로, 308억엔의 상영 수입을 올렸다.

지난 10월 16일 개봉한 ‘귀멸의 칼날’은 인기 만화가 고토게 고요하루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TV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극장판으로 제작한 작품이다. 다이쇼 시대(1912~1926년)를 배경으로 남자 주인공이 도깨비로 바뀐 여동생을 인간으로 되돌리기 위해 도깨비들과 싸우는 모험담을 그렸다.

이 영화 한 편 덕분에 배급사 도호의 11월 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63%나 늘었다. 산업계에 미친 영향도 막대하다. 협업 상품 가운데 카레는 57배, 칫솔은 30배, 캔커피(사진)는 15배 매출이 치솟았다. 다쿠모리 아키요시 미쓰이스미토모DS자산운용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경제적인 파급 효과가 적어도 2000억엔을 넘는다”고 분석했다.

일반 슈퍼마켓에 등장한 이 영화의 협업 상품은 25개사 70종에 이른다. 디자인의 차이를 포함하면 200여 가지로 늘어난다. 모리나가 마유미 하쿠호도DY미디어파트너스·미디어환경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등장 인물이 다양한 데다 캐릭터도 개성이 넘쳐 상품과 패션 등으로 상업화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이 영화는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던 영화관산업의 흐름도 바꿔놨다. 시장조사회사 나우캐스트가 신용카드회사 JCB의 결제액을 분석한 결과 10월 말 영화관 소비동향지수는 전년 동기에 비해 4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가 확산한 2월 이후 영화관 소비동향지수가 전년보다 상승한 건 처음이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