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성 교수의 자유주의 노동론

박기성 지음 / 펜앤북스
254쪽│1만5000원
[책마을] '선택할 자유'에 노동문제 해답 있다

‘노동해방을 위하여’라는 부제가 달린 《박기성 교수의 자유주의 노동론》은 박기성 성신여대 교수의 지적 자전과 투쟁의 기록이다. 자유를 통해 학문적 신념을 체화하며 세상을 바라보고 평가한다.

저자가 말하는 자유는 ‘선택할 자유’다. 선택의 자유를 옹호하는 그의 관점에서 보면 “세상이 거꾸로 뒤집혔다”. 국가가 선택할 자유를 억압해 가격기구가 왜곡됐기 때문이다. 보수정권도 자유주의 정책을 채택하지 않았고 현 정부 들어 상황은 더 악화됐다. 그는 “대한민국에서 자유주의의 파탄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고 단정한다. 그렇다고 현실에 좌절하거나 도피하지도 않는다.

이 책에 주목하는 이유는 자유주의 원칙에 따라 정치와 경제가 어떻게 운영돼야 하고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선명하게 보여주면서 부당한 현실을 바꿀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특히 노동문제를 강조하는데, 그가 접근하는 방식과 해법은 참신하면서도 도발적이다. “우리 민족이 일본 압제에서 해방됐듯이, 우리나라 노동이 제도·정치·이념의 속박에서 벗어나야 진정으로 자유를 누리고 국민 모두가 잘살 수 있다”고 강조한다. 노동개혁은 고임금의 안정된 일자리를 가진 300여만 명에 대한 과보호를 완화하고, 그 바깥의 1700만 명 노동자의 임금·근로조건을 개선하며 매년 수십만 명씩 노동시장에 쏟아져 나오는 청년들에게 괜찮은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법과 제도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켜야 할 원칙은 생산성만큼 임금이 결정되는 공정성이다. 근로자와 사용자가 자유롭게 구직·구인을 할 수 있으면 시장에서 생산성 수준의 임금이 지급돼 공정성이 확보된다. 하지만 자유로운 구직·구인을 방해하는 것이 노동 공급을 독점하는 노조다. 노동개혁의 핵심은 노조가 과도한 힘을 발휘하는 것을 억제해 제자리를 찾도록 하는 것이다.

저자는 소득격차를 완화할 수 있는 획기적 대책으로 ‘안심소득제’를 제안한다. ‘음(-)의 소득세’에서 도출된 안심소득제는 획일적인 기본소득과 비교해 도덕적으로 우월할뿐더러 경제적으로도 지속가능하다. 현행 기초생활보장제도에 비해서도 근로 의욕을 북돋우는 장점이 있다. 추가 재원이 필요하지만 재정 형편상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유감스럽게도 자유주의 원리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약하다. 저자는 이를 극복하기 위한 실마리를 제공하면서, 침체에 빠진 우리 경제 난맥상의 원인과 해법을 일깨워주는 탁월한 지식과 지혜를 보여준다.

신중섭 < 강원대 윤리교육과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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