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비싼 오디오를 사면 주변 사람의 따가운 눈총을 받곤 한다. “괜한 사치를 부린다”는 얘기도 듣는다. 그도 그럴 것이 많은 사람이 앨범에 녹음된 소리는 다 똑같고, 오디오를 달리 해도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안형준 파인에이브이(샘에너지) 대표는 이를 ‘편견’이라고 부른다. 서울 문정동에 있는 파인에이브이 청음실에서 만난 안 대표는 “오디오는 자동차와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차가 저렴하다고 해서 아예 못 달리거나 속도가 나지 않는 건 아니다”며 “하지만 좋은 차일수록 승차감과 성능이 뛰어나듯 좋은 오디오는 최상의 소리에 닿을 수 있도록 해준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이 매력에 일찌감치 빠져 사업을 시작한 국내 오디오 1세대다. 그는 연세대 식품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아이비리그 다트머스대에서 같은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런데 한국으로 돌아와 돌연 1996년 오디오 사업을 시작했다. “작곡과를 나온 어머니와 음악을 좋아한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좋은 오디오를 많이 접했어요. 그러다 직접 오디오 사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좋은 車일수록 승차감·성능 뛰어나듯…좋은 오디오가 최상의 소리에 닿을 수 있어
이 회사는 현재 최고 7억~8억원대의 독일 ‘MBL’ 등 15개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청음실엔 사업 초창기부터 찾아온 단골 손님들과 오디오 동호회 회원 등이 꾸준히 방문하고 있다. “동호회 대상으로 신제품 발표회도 열고, 10~20명 규모의 음악감상회도 한 달에 한 번 개최합니다.”

하이엔드 오디오는 구매할 때 많은 돈이 필요한 게 흠이다. 하지만 한 번 구매하면 오랜 시간 쓸 수 있다. “부품만 있으면 수리할 수 있어요. 대를 물려서 쓸 수 있을 정도죠.” 하이엔드 오디오는 중고가도 높게 형성돼 있다. “중고가가 판매가의 최대 40~50%까지 형성돼 있어요. 다른 제품으로 바꾸고 싶으면 기존 제품을 팔아 보태서 살 수도 있습니다. 결국 하이엔드 오디오로 음악을 감상하는 건 평생 즐길 수 있는 취미입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