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직장인 A씨는 최근 오피스텔 매매를 알아보던 중 계획을 보류했다. 지난달 12일부터 부동산 취득세를 계산할 때 주거용 오피스텔도 주택으로 간주하도록 세법이 바뀌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A씨는 “오피스텔을 사면 나중에 아파트를 살 때 취득세를 더 내야 하기 때문에 메리트가 떨어진다”며 “차라리 돈을 좀 더 모아 소형 아파트를 사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오피스텔 시장에 때아닌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지난 7월까지만 해도 전국 월별 거래량이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정도로 시장에 활기가 돌았지만 지난달 들어 상황이 급변했다. 전국에서 청약을 받은 오피스텔 단지가 전부 미달되고 거래량도 급감했다.지난 ‘7·10 대책’의 후속 입법인 지방세법 개정안이 지난달 12일부터 시행된 게 직격탄을 날렸다. 이 법안은 부동산 취득세 중과 여부를 판단할 때 이날 이후 매수한 주거용 오피스텔을 주택으로 간주한다. 8월 청약 오피스텔 전부 미달3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청약홈을 통해 분양한 오피스텔 단지는 모두 청약이 미달됐다. 지난달에는 서울 구로구, 광주 서구, 인천 미추홀구 등에서 총 5개 오피스텔 단지가 청약을 받았다.지난달 31일 서울 구로구에서 청약을 받은 ‘칸타빌레 8차’ 오피스텔은 360실이 공급됐지만 청약 신청자는 96명에 그쳤다. 지난달 18일 청약을 받은 광주 서구 ‘센트럴 광천 더 퍼스트’ 오피스텔은 436실이 일반 물량으로 나왔지만 청약자는 9명뿐이었다.오피스텔은 아파트에 비해 가격 상승 폭이 작아 청약 시장에서 인기가 떨어지는 게 일반적이다. 비선호 지역에서 공급되는 경우 청약이 미달되는 사례도 심심찮게 나온다. 하지만 한 달간 전국에서 공급된 모든 단지에서 미달 사태가 발생한 건 극히 드물다.지난달에는 오피스텔 청약자 수도 평소에 비해 크게 줄었다. 지난달 전국에서 공급된 신축 오피스텔 규모는 총 1896실이었으나 전체 청약 신청자는 205명에 그쳤다. 평균 경쟁률은 0.1 대 1을 기록했다. 지난 6월(14.2 대 1), 7월(13.3 대 1)과 비교해 확 쪼그라들었다.오피스텔은 거래량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 오피스텔 거래량은 지난 7월 역대 최대치인 4636건을 기록했다. 6월 거래량도 4574건으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난달에는 2233건으로 반 토막이 났다. 분양 업계도 비상부동산 전문가들은 오피스텔 시장이 침체로 돌아선 것은 취득세를 중과할 때 주거용 오피스텔을 주택 수에 포함하기로 한 것이 결정적이라고 분석했다. 과거 오피스텔은 주거용으로 사용될 경우 양도소득세, 종합부동산세 계산 시에만 보유 주택 수에 포함됐다.지난달 12일부터 지방세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이날 이후 오피스텔을 구매해 주거용으로 사용하면 추가로 주택을 매입할 때 취득세가 중과되게 됐다. 수도권 등 조정대상지역에서는 주거용 오피스텔 한 채를 사놓으면 향후 아파트를 살 때 취득세가 8% 부과된다. 주거용 오피스텔을 두 채 이상 산다면 취득세율은 12%로 올라간다.정부 발표가 나온 뒤 건설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한 분양업체 관계자는 “7·10 대책 발표 후 분양 오피스텔 계약을 중도 해지하는 경우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한 중견 건설사 대표는 “올 하반기 오피스텔 분양을 준비 중이었는데 시장 상황이 나빠져 분양 일정을 미뤄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했다.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최근 아파트에 대한 규제가 강해지면서 오피스텔이 잠깐 인기를 끌었지만 이번 정부 발표를 계기로 시장 분위기가 다시 얼어붙을 가능성이 크다”며 “입지와 상품성에 따른 양극화 현상이 더 심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
이상고온 현상이 지속된 지난겨울은 한반도 기상 관측 사상 가장 따뜻했던 겨울로 기록됐다.기상청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의 기상상황을 관측한 결과 전국 평균기온이 3.1도로 기상청이 전국 기상 관측을 시작한 1973년 이후 가장 높았다고 4일 밝혔다. 이는 평년(1981~2010년) 기온인 영하 0.6도보다 2.5도 높은 수치다. 직전 기록은 2006년 2.4도였다. 지난겨울 평균 최고기온과 최저기온도 각각 8.3도, 영하 1.4도로 사상 최고 기록을 나타냈다. 직전 기록은 각각 2006년 8.2도, 2006년 영하 2.4도였다.따뜻한 날이 지속되면서 평균 한파일수(아침최저기온이 영하 12도 이하인 날)도 0.4일로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서울 대전 부산 등 주요 도시에선 한파일이 겨우내 하루도 없었다. 기상청은 시베리아 지역에서 나타난 고온현상으로 차가운 북서풍이 약해 한반도가 포근했다고 분석했다. 겨울철에 발달하는 극소용돌이(북극지역의 찬 공기를 머금은 저기압 덩어리)가 평년보다 강해 북극의 차가운 공기가 남쪽으로 내려오지 못했고, 서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1도 정도 높아 한국으로 따뜻한 남풍 기류가 지속적으로 유입된 것도 원인으로 꼽았다.지난겨울엔 따뜻한 날씨 때문에 눈보다 비가 주로 내렸다. 비는 역대 세 번째로 많은 168.1㎜가 내렸고, 적설량은 5.3㎝를 기록하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윤기한 기상청 사무관은 “적설량이 적었던 이유는 한반도 주변 기온이 평년보다 높았을 뿐만 아니라 시베리아 고기압 세력이 약해 눈구름대가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기후변화 속에서 이례적으로 가장 따뜻했던 겨울로 기록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겨우내 하루 이틀 정도의 짧은 추위만 이어지면서 2006년 이후 13년 만에 처음으로 한강도 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서울·경기 등 수도권 일부 지역과 제주도 산지에 대설주의보가 발효됐다.기상청은 16일 서울과 경기 평택·안성·화성, 제주도 산지에 대설주의보를 내렸다.대설주의보는 24시간 내려 쌓인 눈(신적설)이 5㎝ 이상으로 예상될 때 발효된다.광주, 전북 전주·군산 등과 전남 영광·곡성, 울릉도·독도에는 대설 예비 특보가 내려졌다.서해상에 만들어진 눈 구름대가 유입되면서 이날 오전 서울을 포함한 경기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리고 있다.이날 눈은 오후 6시까지 지속되며 1∼3㎝가량 쌓일 것으로 전망된다.잠시 소강 상태를 보이다가 오는 17일 새벽부터 아침 사이 다시 눈이 내릴 가능성이 있다.한파주의보도 발효된다.이날 오후 10시부터는 경기 연천·포천, 강원 철원·화천·산지에 한파주의보가 내려진다.서울도 오는 17일 아침 기온이 영하 6도로 떨어지는 등 대부분 지역에서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겠다.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