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거래 증가로 택배 폐기물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물류·포장·유통업계에서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비대면 거래 증가로 택배 폐기물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물류·포장·유통업계에서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비대면 거래 증가로 택배 관련 폐기물이 늘어나면서 물류·포장·유통업계에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 17일 롯데마트, NS홈쇼핑, 수원시 등과 '다회용 수송 포장재 사용 시범적용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수원아이파크시티 등 수원시 권선구 지역 일부에서 택배가 다회용 포장재로 배송된다. 시범적용 대상지역에서 롯데마트 등 협약 업계의 온라인몰에서 상품을 주문하면 다회용 포장재에 물건을 담아 배송되고, 추후 포장재는 업체가 회수·세척해 다시 사용하게 된다.

협약에 참여하는 업체들은 이를 통해 연간 1회용 택배 상자 약 13만2860개, 66t의 폐기물을 감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환경부는 시범적용 이후 보완점과 성과를 평가한 뒤 사업대상자와 지역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CJ대한통운은 지난 12일 친환경 완충재를 개발해 박스포장에 도입한다고 밝혔다./사진=CJ대한통운 제공
CJ대한통운은 지난 12일 친환경 완충재를 개발해 박스포장에 도입한다고 밝혔다./사진=CJ대한통운 제공
택배 상자 속 물건을 충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완충재도 친환경 소재로 바뀌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지난 12일 친환경 완충재를 개발해 박스포장에 도입한다고 밝혔다. CJ대한통운은 기존에 플라스틱 또는 비닐로 만들어진 완충재 대신 종이로 만든 완충재를 개발했다. 재활용이 가능하며 가정에서도 손쉽게 분리수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냉동·신선식품을 배달할 때 쓰이는 아이스팩도 친환경소재로 개발되고 있다. 생활용품 기업 바인컴퍼니가 개발한 '종이 아이스팩'은 이달 특허를 취득했다. 이 아이스팩은 물과 종이, 산화생분해성필름으로만 만든 제품이다. 산화생분해성 필름은 자연상태에서 미생물에 의해 분해된다는 특징이 있다. 해당 제품은 현재 쿠팡, 우아한형제들, G마켓 등에서 사용되고 있다.

유통업계 역시 자발적으로 친환경 소재 포장재를 채택하고 있다. GS샵은 지난해 10월 신발용 친환경 박스 '원 박스'(One Box)를 도입했다. 원 박스는 비닐 테이프 사용 없이 상자를 봉인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신발 포장에 사용한 충전재도 모두 종이로 만들어 상자와 충전재를 한번에 재활용할 수 있다.

현대홈쇼핑은 지난 8월 의류를 포장하는 데 쓰는 비닐 포장재(폴리백)에 친환경 재생원료를 적용했다. 폴리백은 일반적으로 플라스틱의 일종인 폴리에틸렌 100%로 제작된다. 하지만 '친환경 폴리백'에는 폐폴리백에서 추출한 재활용 수지를 70% 이상 사용해 제작했다는 것이 현대홈쇼핑 측의 설명이다. 현대홈쇼핑은 친환경 폴리백을 밀라노스토리, 라씨엔토, 고비 등 패션 자체브랜드(PB)에 우선 도입한다. 이후 적용 브랜드를 순차적으로 늘려나가겠다는 계획이다.

환경단체는 업계의 이 같은 움직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경제적 효과도 함께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미화 자원순환연대 이사장은 "택배 다회용기를 회수해 세척한 뒤 재사용하기 위해서는 지역 거점별로 업체가 설립돼야한다"며 "이 업무를 전문적으로 하는 업체가 생기면서 지역마다 일자리도 창출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