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기준을 개편한 것은 경제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방역 효과는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기존 사회적 거리두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에는 효과적이었지만 국민의 피로도가 쌓여 갈수록 효과가 떨어지는 데다 일률적인 시설 폐쇄 등으로 서민 생계를 위협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의료 대응 능력 맞춰 방역 기준 완화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치료제와 백신이 개발되기 전까지 코로나19의 장기화는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이제는 장기적인 시야를 갖고 지속 가능한 전략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중증환자 비율이 3%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전국에서 25일간 매일 270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해도 감당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300명 확진 땐 유흥업소 닫고… 800명 땐 전면 원격수업
거리두기 개편안은 기존 거리두기 단계 사이에 1.5단계와 2.5단계를 추가해 세분화했다. 기존에 익숙한 3단계 명칭을 그대로 사용해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는 게 방역당국의 설명이다. 권역도 수도권, 충청, 호남, 경북, 경남, 강원, 제주 등 7곳으로 세분화했다. 코로나19 발생 상황에 따라 거리두기 단계를 차등 적용하기 위해서다.

신규 확진자 수 기준으로 1단계는 수도권 100명, 충청·호남·경북·경남 30명, 강원·제주 10명 미만이다. 1.5단계는 이들 권역별로 각각 100명, 30명, 10명 이상이다. 2단계는 1.5단계 기준의 확진자가 2배 이상 1주일 이상 지속될 때 내려질 수 있다. 2.5단계와 3단계는 확진자가 각각 400명과 800명을 웃도는 전국적인 유행 시기에 취해진다.

다중이용시설, 위험도 따라 핀셋 방역

클럽 룸살롱 등 유흥시설과 체육관, 노래방 등 고위험시설 12종은 기존 거리두기 2단계(확진자 50~100명)에선 문을 닫아야만 했다. 방역당국은 다중이용시설을 중점관리시설과 일반관리시설로 나눠 방역 수위를 조절하기로 했다. 소상공인의 경제적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중점관리시설은 클럽, 룸살롱, 콜라텍 등 유흥시설 5종과 노래연습장, 실내 스탠딩공연장, 식당, 카페 등 10종이다. 이 중 유흥시설 5종은 확진자가 수도권 200명, 전국 300명 이상 때 발동하는 거리두기 2단계부터 집합금지 명령이 내려진다. 체육관, 노래연습장은 2.5단계부터 이용이 금지된다. 면적 50㎡ 이상 식당과 카페는 1~1.5단계에서 1m 거리두기를 지키면 영업할 수 있다. 2~3단계에선 카페는 포장·배달 판매만 할 수 있고 식당은 오후 9시 이후엔 포장·배달만 가능하다. 3단계가 되면 식당은 8㎡(약 2.4평)당 한 명으로 이용 인원을 제한해야 한다.

PC방, 결혼식장, 장례식장, 학원, 영화관, 오락실 등 11종은 일반관리시설로 분류됐다. 일반관리시설은 거리두기 3단계에서 이용이 금지된다. 단 일상생활과 밀접한 시설인 마트, 편의점, 장례식장 등은 예외다.

결혼식장과 장례식장은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수용 인원이 제한된다. 2단계에서는 100명, 2.5단계에서는 50명 미만이다. PC방은 2단계부터 음식 섭취가 제한된다. 2.5단계에서는 오후 9시 이후 이용이 금지된다.

생활 속 방역수칙 준수해야

직장이나 학교, 종교시설 등에서의 단계별 생활방역 수칙도 세분화됐다. 기업은 2.5단계에서는 전체 인원의 3분의 1 이상이 재택근무를 하도록 권고된다. 3단계에서는 필수인력을 제외한 대부분 인력을 재택근무로 전환해야 한다. 공기업뿐 아니라 민간 기업도 대상이다.

종교시설은 1단계 때 좌석을 한 칸씩 띄우고 예배나 미사, 법회 등을 열어야 한다. 1.5단계와 2단계에서는 각각 전체 좌석 수의 30%, 20% 이내 인원만 예배 등에 참석할 수 있다. 모임과 식사는 1.5단계부터 금지다. 2.5단계 이상에서는 비대면 예배가 원칙이다.

학교는 1단계와 1.5단계 때 밀집도 3분의 2를 준수해야 한다. 다만 1단계에서는 조정이 가능하다. 2단계와 2.5단계에서는 밀집도를 3분의 1로 낮춰야 한다. 2단계에서 고등학교는 3분의 2까지 허용하는 등 탄력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3단계부터는 전면 원격수업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