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공연 늘면서 '쇼트폼 콘텐츠' 확대

실제 무대 공연과 달리 길면 집중도 떨어져
웹드라마처럼 '온라인 미니 시리즈' 제작 늘어

예술의전당 '플레이 클립스' 서비스 시작
연극 각색해 5~6분짜리로 나눠 무료 상영
EMK엔터가 제작한 웹뮤지컬 ‘킬러파티’

EMK엔터가 제작한 웹뮤지컬 ‘킬러파티’

연극, 뮤지컬 등 공연은 보통 2~3시간 걸린다. 오프라인 공연장에서 무대를 올릴 땐 이 정도 시간은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공연을 보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작품이 ‘지나치게 길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프라인 공연장에서 찍은 영상을 그대로 스마트폰 등으로 장시간 보고 있으면 집중도가 떨어진다는 의견이다.
오늘 공연은 6분입니다…짧은 무대, 긴 여운

국내 공연계가 이 같은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쇼트폼(short form) 콘텐츠’ 제작에 나섰다. ‘웹 예능’ ‘웹 드라마’처럼 온라인 전용으로 15분 이내의 공연을 만든다. 짧으면서도 강렬한 영상으로 많은 관람객을 끌어모으겠다는 포석이다. 코로나19로 공연이 모두 정지된 해외에선 아직 찾아보기 힘든 시도다. 새로운 공연 콘텐츠가 하나의 장르로 자리매김하고, 시장의 저변을 넓힐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예술의전당은 연극을 짧은 영상으로 선보이는 ‘플레이 클립스’ 서비스를 1일부터 시작했다. 기존 공연을 각색해 5~6분짜리 영상 5개로 나눠 제작했다. 매주 한 회씩 유튜브 채널에서 무료로 볼 수 있다. 첫 작품은 연극 ‘레오타드 안나수이 손거울’이다. 이 작품은 2015년 초연됐으며, 연출가 전인철과 작가 박찬규가 만들었다. 불공정한 경쟁에도 불평하지 않고 어른들을 따라야 하는 청소년들의 고민을 담고 있다. 12월부터는 미국 유명 극작가 테네시 윌리엄스의 단막극들을 재구성해 선보인다.

길이만 짧아진 게 아니다. 온라인 관객이 공간이 제한된 무대만 바라보지 않도록 다양한 장소에서 촬영했다. 유인택 예술의전당 사장은 “온라인 관람객의 호흡과 시선에 맞춰 작품들을 재구성했다”며 “새로운 형태의 공연 영상을 보며 색다른 감동을 느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웃는 남자’ ‘모차르트!’ 등 대형 뮤지컬을 주로 제작해온 뮤지컬 제작사 EMK뮤지컬컴퍼니는 자회사 EMK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웹 뮤지컬을 만든다. EMK엔터는 10여 분짜리 영상 9개로 구성한 ‘킬러파티’를 오는 20일부터 순차적으로 공개한다. 이 작품은 경기 양평 양수리의 한 저택에서 열린 파티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의 추리 과정을 담았다. 양준모, 신영숙, 알리, 함연지, 김소향 등 뮤지컬 스타가 대거 출연한다. EMK뮤지컬컴퍼니의 김지원 프로듀서가 뮤지컬 ‘마타하리’ 등의 편곡 작업을 한 제이슨 하울랜드와 공동 기획했다. 촬영 방식도 독특하다. ‘비대면’ 시대에 걸맞게 많은 장면을 배우들의 집에서 찍었다. EMK엔터 관계자는 “짧은 영상에 매력적이면서도 독특한 10명의 캐릭터 모습이 다채롭게 담겨 있다”며 “세련되고 감각적인 영상미도 기대해 달라”고 강조했다.

EMK엔터는 온라인 환경에 적합한 작품을 제작하기 위해 온라인 콘텐츠를 기획하고 크리에이터들을 지원하는 다중채널네트워크(MCN) 업체 샌드박스와 손잡았다. ‘킬러파티’는 20~22일 ‘샌드박스플러스’로 먼저 공개하고, 이후 다른 플랫폼에서도 볼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유료인데 가격은 미정이다. 수출을 위해 미국판도 따로 제작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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