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사 조각이 일으키는 물결…김종영미술관 김주환 개인전

조각가 김주환(46)은 19년 전 서울을 떠나 강원도 횡성 하대리에 정착했다.

그때부터 농사를 지으며 묵묵히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다.

많은 사람이 서울로 향할 때 거꾸로 농촌으로 간 작가의 작업도 특이하다.

김주환은 두꺼운 철사를 말아 용접해서 커다란 원을 만드는 작업에 불교적인 번뇌와 깨달음을 담는다.

서울 종로구 평창동 김종영미술관은 요즘 청년 작가들과는 다른 행보를 보여온 김주환을 '2020 오늘의 작가'로 선정하고 전시를 열고 있다.

'혼방된 상상력의 한 형태-사이렌의 노래 혹은 예술의 본질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전시는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장인처럼, 수행자처럼 계속해온 김주환의 작품을 소개한다.

작가는 독실한 불교 신자는 아니지만, 대학 때부터 불교에 관심을 가졌다.

불교에서는 삶의 고통에서 벗어나 깨달음을 얻어 해탈의 경지에 이르기를 추구한다.

'풀어 벗어난다'는 뜻의 해탈 과정을 작가는 처음에 누에가 나비로 변신하는 과정, 그중에서도 고치에 빗대 형상화하고자 했다.

철사를 말아 용접해서 누에고치 형태를 만들던 작업은 점차 파문이 연상되는 커다란 동심원으로 나아갔다.

작가는 누에의 '잠'에서 수면(睡眠)을 의미하는 동음이의어 '잠'을 떠올렸다.

수면(睡眠)은 번뇌를 의미하는 수면(隨眠)과 물결이 일렁이는 수면(水面)으로 확장됐다.

이러한 상상을 통해 누에고치 형상은 잠과 꿈, 물과 물 위에 비친 이미지로 연결됐다.

전시는 철사 조각을 다양한 형태로 조합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수면에 물결이 이는 듯 차가운 재료 철이 일으키는 파문이 공간에 묵직한 울림을 전한다.

작가는 2006년 송은미술대상전 장려상, 2007년 신사임당미술대전·단원미술대전 특선, 2008 포스코 스틸아트 어워드 대상 등을 받았다.

전시는 다음 달 29일까지.
철사 조각이 일으키는 물결…김종영미술관 김주환 개인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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