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서울 강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서부지부 독감 예방주사접종소에서 한 시민이 독감 백신을 맞고 있다. 사진=뉴스1
22일 오전 서울 강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서부지부 독감 예방주사접종소에서 한 시민이 독감 백신을 맞고 있다. 사진=뉴스1
최근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접종한 뒤 숨지는 일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독감 백신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백신 접종과 사망 사이의 직접적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연이어 13건의 사망 사고가 발생하면서다.

특히 사망 원인이 백신 원료가 되는 유정란의 톡신(독성물질)이나 균의 영향일 수 있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오면서 초유의 백신 공포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문가 "중증 부작용 가능성도"…강기윤 "식약처 백신 검사 체계 문제 있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이 22일 충남대학교 수의학과 서상희 교수에게 자문을 받은 결과에 따르면 독감 바이러스를 유정란에 넣어 배양할 때 톡신이나 균이 기준치 이상 존재할 경우 사망에 이르게 하는 쇼크를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자문 결과에 따르면 해당 균이 기존치 이상으로 증가한 백신을 접종할 때 '길랭-바레 증후군'이나 '아나필락시스 쇼크' 등의 중증 부작용이 나올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길랭-바레 증후군은 감염 등에 의해 유도된 항체가 말초신경을 파괴해 마비를 일으키는 신경계 질환이다. 아나필락시스는 특정 식품, 약물 등 원인 물질에 노출된 뒤 수 분 혹은 수 시간 이내에 전신적으로 일어나는 중증 알레르기 반응을 뜻한다.
21일 오전 서울 강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서부지부 독감 예방접종 접수 창구가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스1
21일 오전 서울 강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서부지부 독감 예방접종 접수 창구가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스1
서상희 교수는 젊고 건강한 감염자가 순식간에 중증에 이르는 역설적인 현상의 원인으로 ‘사이토카인 폭풍’ 개념을 학계에 처음 제시한 바이러스 면역학 전문가다. 지난 2009년에는 세계 최초로 유전자 재조합 기법을 이용해 독성이 없고 대량생산이 가능한 신종 인플루엔자(H5N1) 인체백신을 개발해 바이러스 분야에서 국내 최고 권위자로 명성이 높다.

서상희 교수는 "유정란 톡신이나 균이 자극 또는 선행 요인으로 자가면역계에 영향을 미쳐 몸의 정상조직을 공격하거나 그 자체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켜 쇼크가 발생할 수 있다”며 “세포 배양 때도 배지(미생물 발육을 위한 영양물질)상 균이 자랄 수 있다"고 전했다.

강기윤 의원은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백신의 출하를 승인할 때 일부 물량에 대해서만 무균검사와 톡신 검사를 샘플링 방식으로 실시하고 있다는 점이 백신의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식약처가 백신 제조사의 생산 과정이나 유통·접종 이전 백신의 균과 톡신 상태를 따로 점검하지 않고 백신 출하를 승인하고 있는 면도 문제를 발생시킬 여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강기윤 의원은 "1900만 도즈라는 대량의 정부 조달 물량을 급히 제조하며 균과 톡신이 기준치 이상 존재할 수 있는 일반 계란을 이용했을 경우를 배제할 수 없다"며 "보건당국은 유정란이 어떤 상태였는지와 이미 유통된 백신들의 상태를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