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사이 동해 중앙부에 위치한 황금어장 '대화퇴'(大和堆) 주변에서 최근 북한 어선이 자취를 감추고 중국 어선이 크게 늘어났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21일 보도했다.

대화퇴 해역은 한류와 난류가 만나는 이른바 '조경수역'으로 오징어를 비롯한 어족자원이 풍부한 황금어장으로 꼽힌다. 일본은 자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대화퇴에서 불법 조업하는 북한과 중국 어선들을 단속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북한 어선이 이 해역에서 일본 수산청 단속선과 충돌하여 침몰하기도 했다.

매체에 따르면 일본 수산청이 대화퇴의 EEZ에서 퇴거를 요구한 북한 어선은 지난해 총 4000척에 달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1건에 그쳤다. 사실상 대화퇴의 일본 EEZ에서 북한 어선이 자취를 감춘 것이다.

반면 일본 측의 퇴거 요구를 받은 중국 선박은 올해 들어 지난 9월 말까지 총 2586척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3.6배에 달했다.

일본 수산청은 대화퇴에서 불법조업을 하는 중국 어선이 급증한 데 따른 충돌 가능성을 우려해 지난달 말부터 일부 해역에서의 조업을 자제해 달라고 자국 어선에 요청하고 있다.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은 20일 기자회견에서 일본 어선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일본 어업자들은 "일본 주권이 미치는 해역에서 중국 어선은 놔두고 자국 어선을 단속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며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대화퇴 위치도 [구글어스 캡처, 자료사진]
대화퇴 위치도 [구글어스 캡처, 자료사진]
대화퇴에서 북한 어선이 자취를 감춘 이유에 대해 미야모토 사토루 세이가쿠인 대학 교수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미야모토 교수는 "현지 보도를 보면 해양 표류물을 줍는 것도 감염 위험이 있다고 보고 어업도 제한되는 것 같다"며 "북한 어선들이 사라지면서 어획 기대감이 높아진 중국 어선들이 늘어났을 것"이라고 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