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서귀포시 일대 수돗물에서 유충 의심 신고가 연이어 접수돼 제주도 상하수도본부가 조사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일 밤 서귀포시 대포동 한 주택 샤워기 필터에서 발견된 유충. /사진=연합뉴스
제주 서귀포시 일대 수돗물에서 유충 의심 신고가 연이어 접수돼 제주도 상하수도본부가 조사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일 밤 서귀포시 대포동 한 주택 샤워기 필터에서 발견된 유충. /사진=연합뉴스
제주 서귀포시 일대 수돗물에서 발견된 유충이 유입된 최초 경로가 취수원인 강정천으로 추정되고 있다.

21일 제주도 상하수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접수된 유충 발생 신고는 4건으로 지난 19일 최초 신고를 포함해 총 6건으로 늘었다.

접수 지역은 모두 강정 정수장에서 수돗물을 공급받는 지역으로, 서귀포시 대포동과 법환동, 월평동, 강정동 등이다.

이에 따라 도는 전날 강정 정수장을 찾아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강정천과 강정 정수장 여과시설에서 유충을 발견했다.

도는 강정천 취수원과 취수원 상류 지역에서 유충이 서식, 이 유충이 여과시설을 통과한 후 수도관을 통해 가정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강정 정수장은 하루 수돗물 2만5000t을 생산해 서귀포시 서귀동과 보목동, 동홍동, 신효동, 하효동, 상예동, 서호동, 혁신도시 지역에 사는 약 3만 1000여명에게 공급한다.

도는 발견된 유충을 환경부 국립생물자원연구원에 정밀조사를 의뢰했다.

도 상하수도본부는 앞서 지난 19일 현미경을 통한 1차 검사 결과, 이 유충이 전국을 불안에 떨게 한 '깔따구 유충'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도 상하수도본부는 이날 "앞선 검사 결과는 비전문가가 확인한 것으로 깔따구 유충일 가능성도 있다"고 입장을 바꿨다.

깔따구 유충은 흔히 4급수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붉은 깔따구류가 아닌 나머지 깔따구류의 경우 수질의 성상(성질과 상태)과 관계없이 모든 수역에서 산다.

수돗물을 공급하는 정수장에서 유충이 발견되면서 원희룡 제주지사는 이날 오전 강정 정수장을 찾아 현장 점검에 나섰다.

도 관계자는 "환경부 역학조사반과 합동으로 유충이 발생한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또 제주개발공사와 협조해 피해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삼다수를 지원하고, 삼다수 구매 영수증을 제출하면 상수도 요금을 감면하는 내용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