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최근 사례 예외적 경우"
"공포감 없애고 접종해야" 한목소리
21일 오전 서울 강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서부지부 독감 예방접종 접수 창구가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스1

21일 오전 서울 강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서부지부 독감 예방접종 접수 창구가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스1

최근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접종한 뒤 숨지는 일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독감 백신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백신 접종과 사망 사이의 직접적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연이어 5건의 사망 사고가 발생하면서다.

지난 16일 인천에서는 무료 백신을 접종받은 17세 고등학생이 사망했다. 20일에는 전북 고창에서 70대 여성이, 대전에서는 80대 남성이 독감 백신을 맞은 뒤 숨을 거뒀다. 이어 21일 제주도에서 68세 남성이 독감백신을 접종한 지 이틀 만에 숨졌고, 대구에서도 78세 남성이 백신 접종 하루 만에 목숨을 잃었다.

때문에 이미 독감 예방주사를 맞았거나 접종을 앞둔 시민들 사이에서 우려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국 각지 일선 병원과 보건소에 백신의 안전성 여부를 확인하는 주민들 문의가 이어지는가 하면 접종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독감 백신 접종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상 사례는 예외적 경우로 백신 미접종 시 발생하는 사망 사례가 훨씬 많다는 이유다.
20일 오후 서울 강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서부지부에 한 시민이 독감백신을 접종 받고 있다. 사진=뉴스1

20일 오후 서울 강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서부지부에 한 시민이 독감백신을 접종 받고 있다. 사진=뉴스1

전문가 "이상 사례, 예외적…공포감 느끼기보단 접종해야"
지영미 서울대의대 글로벌감염병센터 자문위원은 "인플루엔자 백신은 당연히 맞아야 한다"며 "백신을 맞지 않아 발생하는 사망 사례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더 많다"고 강조했다. 이어 "(독감) 취약층일수록 더 맞아야 한다. 가장 우선순위는 임신부, 그다음은 노인과 어린이 등"이라고 언급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독감 백신 접종은 하는 것이 맞다"며 "독감 백신 이상 사례는 예외적인 경우며, 또 대부분 인과관계가 밝혀지지 않거나 이상 사례의 원인이 백신이 아닌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도 있기 때문에 더욱 맞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도 "백신과 사망의 연관성은 아직 나온 게 없다. 지금까지 독감 예방접종 후 바로 사망한 경우는 보고된 적 없다"면서 "독감 백신은 1945년에 나와 70년이 넘었다. 예방 접종 후 사망 케이스가 그렇게 많았다면 지금까지 쓸 수 없었을 것"이라고 짚었다.

기모란 교수는 또 "(독감 백신) 접종 여부는 본인이 결정하는 것"이라면서도 "만성 질환이 있거나 감염 위험이 높아 예방 접종을 하는 것이 훨씬 더 보탬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우선 접종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먼저 나서서 시민들의 불안감을 낮추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상온 노출' 백신의 경우 1분이라도 상온에 노출이 됐거나 미심쩍은 제품은 수거해 더 큰 사고를 막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정부가 '백색입자' 백신도 뒤늦게 발표했고 '선조사 후조치'로 국민에게 의구심만 줬다"며 "이럴 때일수록 원칙을 지켜야 하는데, 국민이 불안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을 전후해 주의사항을 잘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우주 교수는 "고령에 지병이 있는 경우는 접종하러 모시고 가는 게 좋고, 옷을 따뜻하게 입고 물도 많이 마셔야 한다"며 "접종 직후 30분 정도 쉬었다가 천천히 이동하고 그날은 집에 가서 쉬는 등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귀띔했다.

이재갑 교수도 "접종 후 병원에서 15∼20분 정도 안정을 취하며 부작용 사례가 나타나는지 지켜보고, 연세가 많은 분들은 기저질환 등이 악화하는지 집에서 가족들이 2∼3일 정도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