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없이 월세 살면 결혼도 출산도 힘들다고?
자가주택, 전·월세와 같은 주거유형이 결혼과 출산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주거유형이 결혼과 출산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전세 및 월세 거주 시 결혼 가능성이 낮아지고 아이도 덜 낳게 된다고 21일 발표했다.

월세를 사는 사람의 결혼 가능성은 자가 거주자보다 65.1% 낮았다. 전세 거주자의 결혼 확률 역시 자가 거주자보다 23.4% 낮게 나타났다. 자가 10명 전세 10명 월세 10명이 산다고 가정하면 자가주택이 있는 사람은 모두 결혼하는 동안 전세살이하는 사람은 7명, 월세 사는 사람은 3명 결혼했다는 의미다.

거주 유형은 첫째 자녀를 출산할 때도 상관관계가 있었다. 전세 거주 시 첫째 자녀 출산 가능성이 자가 거주에 비해 약 28.9% 감소했다. 월세 가구가 첫 번째 자녀를 출산할 가능성은 자가에 비해 약 55.7% 적었다. 다만 한자녀 가구에서 둘째 자녀를 출산할 때는 거주유형 차이가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15~49세 여성이 낳을 수 있는 자녀 수)은 0.9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제비교가 가능한 2018년에는 1.0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저수준이었다. 초고령국가 일본도 합계출산율은 1.4로 한국보다 높았다. 인구 1000명당 혼인 건 수를 의미하는 조혼인율도 한국은 지난해 4.7로 최저치였다.

유진성 한경연 연구위원은 “월세가 대세라는 말도 있지만 갑작스럽게 월세로 전환하는 주택 정책은 무주택자의 주거부담을 증대시키고 향후 생산인구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주거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해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고 주택공급을 늘리는 방향으로 정책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