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과의 술자리서 알게 돼 2개월 교제
피해자 극단적 선택 시도하기도
피고인 목사 부친 따라 목회자 길 걷겠다 밝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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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여자친구를 성관계 영상으로 협박해 성폭행하고 장면을 촬영한 20대 목회자 지망생이 항소심에서 감형을 받았다.

광주고법 전주 제1형사부(부장판사 김성주)는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성매매 강요 등)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유사 강간 등의 혐의로 기소된 A(24)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재판부는 또 A씨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복지시설에 대한 10년 취업제한과 함께 5년간 신상정보 공개고지를 명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 의사에 반해 성관계 장면을 촬영하고 수차례 강간, 유사 강간해 성적 욕구 해소의 도구로 이용했다"며 "피해자는 유서를 작성하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할 정도로 극심한 고통을 겪고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로 치료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이 반성하고 있고 피해자와 합의했다"며 "이전에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도 없다"고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조사 결과 A씨는 2018년 여름 지인과의 술자리에서 알게 된 B씨 약 2개월 동안 교제했으며 헤어진 이후에도 B씨에게 연락하며 성관계를 요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그만 만나자. 이제 벗어나고 싶다"고 요구했지만 그때마다 A씨의 협박과 폭력에 시달리면서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할 정도 극심한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받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초범인 피고인이 뒤늦게나마 그 잘못을 모두 인정하고 있으나 피해자가 극심한 정신적·신체적 피해를 입었고 엄중한 처벌을 원하는 점, 아무런 피해 보상을 하지 않은 점을 종합할 때 엄벌이 불가피하다"며 징역 5년을 선고했다.

A씨는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자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항소심 과정에서 A씨는 피해자에게 5000만원을 합의금으로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과거 1개월 정도 사귀었던 피해자를 자신의 성적도구로 이용하는 등 범행 경위와 목적, 횟수 등에 비춰보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이 사건으로 인해 피해자는 유서를 작성하는 등 극심한 고통과 우울증,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인한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다"고 지적했다.

또 "항소심에 이르러 합의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고, 초범인 피고인이 범행을 반성하는 점은 유리한 정상이다"고 덧붙였다.

특히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목회자 길을 걷겠다는 반성문 제출 내용에 집중, 1심에서 반영하지 않았던 신상정보 공개고지 명령을 추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반성문을 통해 목사인 부친을 따라 목회자의 길을 걷겠다고 밝히고 있고, 과거 모 신학대학에 입학한 점 등으로 목회자가 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며 "하지만 취업제한 명령기관에 교회 등 부설기관이 불분명하고 재범 위험성과 별도로 성범죄 전력을 공개·고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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