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자존감 높이는 돈쓰기, 말하기, 글쓰기
방송인 서장훈 씨는 “15년간 농구선수 생활을 하며 열심히 돈을 모은 결과, 가장 행복한 일은 남한테 아쉬운 소리를 안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아나운서 출신 정은길 작가는 저서 《돈말글》에서 “돈과 건강한 관계를 맺으려면 내 밑에 두고 부릴 수 있어야 한다”며 “돈이 나를 위해 일하게 하고 나를 위해 존재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이와 정반대의 관계를 맺고 있다고 지적한다. 더 많은 돈을 모으려고 나를 위해 한푼도 쓰지 않는데도 절절맨다는 것이다. 그는 “돈을 불리기도 전에 가치없는 소비로 낭비하기도 한다”며 “미래의 나를 제대로 지키기 위해서는 돈과 건강한 관계를 맺는 법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이 책은 네이버 오디오클립 상위권을 지켜온 ‘정은길 아나운서의 돈말글’의 단행본이다. 저자는 방송에서 인생에 꼭 필요한 습관이란 주제로 ‘돈’ ‘말’ ‘글’ 세 가지를 정하고, 각 주제와 관련한 책을 읽고 여기서 꼭 얻어야 할 습관을 10분 남짓한 음원으로 풀어냈다. 책에는 방송 도중 쌓았던 고민과 사유의 깊이를 오롯이 담아냈다. 고단한 현실에서 나를 어떻게 지킬 것인지, 말의 본질이 무엇인지, 나는 어떤 스토리(글)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통찰을 전해준다.

말은 스스로를 구속한다. 저자는 일상에서 “당연히 ~해야 한다”와 “절대로 ~해선 안 된다”는 말을 빼보니까 삶이 더욱 자유로워졌던 경험을 들려준다.

글에는 치유 능력이 있다. 자신에 관한 글을 쓰며 트라우마나 상처를 극복한 사례는 넘쳐난다. 저자는 “단 글을 쓸 때 즐거워야 한다”며 “그 즐거움이 쓰는 사람의 아픔을 치유해주고, 삶의 균형을 잡아주며 내일의 희망까지 비춰준다”고 말한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