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가, 노벨문학상 '루이즈 글릭 잡기' 분주
출판·서점가가 미국 시인 루이즈 글릭(사진)의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 효과를 누리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글릭의 시가 포함된 시선집을 출간한 출판사들은 서점들과 함께 노벨상 후광 효과를 위해 적극적인 홍보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문학전문 출판사들은 글릭의 대표 시집 국내 번역 출간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글릭의 시가 번역돼 실린 시선집은 지난달 중순 나란히 출간된 《마음 챙김의 시》(수오서재)와 《내가 사랑한 시옷들》(포르체), 2108년 출간된 《시로 납치하다》(더숲) 등이다.

류시화 시인이 엮은 《마음 챙김의 시》에는 글릭의 시세계가 집약된 ‘눈풀꽃(Snowdrops)’이 실려 서점가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시집은 교보문고 10월 첫째주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 11위에 올랐다. 전주보다 두 계단 상승하는 등 ‘글릭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조이스 박이 엮은 《내가 사랑한 시옷들》에도 글릭의 시 ‘헌신이라는 신화’, 류 시인이 펴낸 《시로 납치하다》에는 시 ‘애도’가 실려 있다. 주요 서점은 온라인 사이트에서 이 책들의 지은이를 ‘루이즈 글릭 외’로 바꾸고, ‘2020년 노벨문학상 수상 시 수록 도서 3종’ 상품을 내놓는 등 노벨상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문학동네와 은행나무 등은 그동안 한 권도 출간되지 않았던 글릭의 시집 출간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후보작은 글릭의 2014년 작 《성실하고 덕망있는 밤(Faithful and Virtuous Night)》과 문학상 발표 당시 스웨덴 한림원이 수작이라고 언급한 2006년 작 《아베르노(Averno)》다. 은행나무 해외문학팀 관계자는 “국내 첫 출간이다보니 진행 과정이 다소 더뎌질 것으로 예상돼 서둘러 준비해도 내년 상반기에야 출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