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불확실성 시대, 기업이 살아남으려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전 세계를 예측 불가능한 공황 상태로 몰아가고 있다. 이로 인해 사람들은 현재 시스템과 정책이 얼마나 취약한지 깨닫고 있다.

《모든 것이 바뀐다》는 도덕적 가치와 민주적 절차를 통해 많은 경제 문제를 수정·보완해야 한다는 내용의 ‘공동선 경제’를 제시한다. 오스트리아 빈대 경제학과 등에서 강의하며 공동선 경제를 알리고 있는 크리스티안 펠버가 썼다.

지난해 미국을 대표하는 대기업 전문경영자 181명이 ‘기업의 목적에 관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올해 다보스 포럼에선 ‘다보스 선언 2020’이 공표됐다. 둘의 공통점은 주주 가치 중심의 기업 경영을 지양하고 이해관계자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선언했다는 점이다. 기업이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단기적인 관점에서 이윤을 추구해온 관행에서 벗어나 소비자, 종업원, 납품업자, 채권단, 지역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가치를 추구하는 조직으로 변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기존 시스템을 유지하고자 하는 이들도 현 시스템에 대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저자는 ‘민주적 지참금’ 제도 도입을 제안한다. 세대 기금을 조성한 후 아무것도 상속받지 못한 채 직장 생활을 시작하는 젊은이에게 일정 금액을 나눠 주자는 취지다.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도 펠버와 비슷한 아이디어인 ‘보편적 자본지원’을 제안했다. 일종의 기초자산으로서 일정 액수의 자금을 청년에게 보편적으로 지급하는 제도다.

펠버와 피케티의 아이디어는 재원 조달 측면에서는 차이가 있지만 직장 생활을 시작하는 청년에게 사회적 상속에 해당되는 자금을 제공하자는 취지에선 같다. 저자는 “세상이 바뀌기 위해선 다양한 접근법이 오늘날보다 많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