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게 마시는 대신 더 좋은 걸 마시자. 요즘 위스키 업계에서 가장 많이 하는 말이죠."
올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외출과 만남, 회식이 줄면서 주류업계에 찬바람이 부는 가운데 되레 위스키 판매량은 늘어났다.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과 '혼술'(혼자서 마시는 술)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다. 그만큼 위스키를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싱글몰트 세계 판매 1위 '글렌피딕'에서 위스키 문화를 소개하는 배대원 앰배서더(사진)를 만났다. 100% 보리(맥아)만을 동일한 증류소에서만 생산된 위스키가 싱글몰트 위스키, 글렌피딕은 최초로 싱글몰트 위스키를 생산한 곳이다. 배대원 앰배서더는 "글렌피딕과 그 문화를 제대로 알리는 게 제 역할이다. 싱글몰트가 무엇이고 어떻게 즐겨야 하는지 적합한 취향을 찾을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배대원 앰배서더는 국내 위스키 애호가들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이 분야의 권위자다. 그는 "위스키와 관련해 거의 모든 일을 해봤다. 브랜드 홍보뿐 아니라 직접 수입·유통 등 전반적 시스템을 다 경험해봤다"고 전했다.

평범한 직장인이던 그가 위스키에 빠진 것은 20여년 전. "아버지가 해외 출장을 다녀오면 꼭 위스키를 선물로 사오시더라고요. 겉포장에 '싱글몰트'라고 쓰여 있던데 그게 저와 싱글몰트의 첫 만남인 셈이죠." 당시만 해도 국내에는 싱글몰트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고 일부 소수의 브랜드가 간간이 소개되는 정도였다.
배대원 앰배서더는 "싱글몰트 위스키 세계 1위 글렌피딕과 그 문화를 제대로 알리는 것이 저의 역할"이라며 "싱글몰트가 무엇이고 어떻게 즐겨야 하는지 취향을 찾을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사진=유채영 한경닷컴 영상 기자]
배대원 앰배서더는 "싱글몰트 위스키 세계 1위 글렌피딕과 그 문화를 제대로 알리는 것이 저의 역할"이라며 "싱글몰트가 무엇이고 어떻게 즐겨야 하는지 취향을 찾을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사진=유채영 한경닷컴 영상 기자]
그는 "해외 위스키 서적을 구입해 읽어보니 위스키는 그냥 술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였다"며 "매력이 무궁무진해 자연스레 동호회 활동을 했고 온라인 시음회를 기획하면서 직업이 됐다"고 말했다.

위스키를 직업으로 삼을 정도로 푹 빠지게 만든 매력이 무엇이냐고 묻자 "찾아가 맛보고 느끼고 즐기는 재미가 끝이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 세상에 '같은 위스키'는 없습니다. 스코틀랜드에는 싱글몰트 증류소가 약 130개 정도 가동되고 있습니다. 그 많은 증류소에서 생산하는 위스키들의 풍미가 전부 달라요. 12·15·18·21년산 등 연산마다 풍미가 또 다르죠."

그래도 취미를 넘어 직업으로까지 삼기엔 걱정되지 않았을까. 배대원 앰배서더는 "싱글몰트가 해외에서 크게 성장하는 모습을 봤다"며 "우리나라 위스키 소비량이 전 세계에서 항상 10위 안에 드는데 싱글몰트 비중은 당시 1~2%밖에 되지 않았다. 분명히 한국에서도 잘 될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했다.

100년이 훌쩍 넘은 글렌피딕의 이름과 고유의 로고인 사슴 문양은 스코틀랜드 전통어인 '게일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글렌은 계곡이나 강을, 피딕은 사슴을 뜻한다. 사슴의 계곡, 사슴의 강이란 의미"라면서 "스코틀랜드 그렌피딕 양조장 뒤에는 리버피딕이란 강이 흐르는데 거기에서 따온 이름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는 싱글몰트 위스키와 글렌피딕에겐 도리어 좋은 계기가 됐다. 배대원 앰배서더는 "유흥업소들은 매출에 큰 타격을 받았지만 글렌피딕의 주요 타깃은 유흥업소가 아니다. 홈술과 혼술을 즐기는 소비층이 늘어나다 보니 마트나 백화점에서의 판매량이 작년보다 50% 이상 뛰었다"고 전했다.
배대원 앰배서더는 국내 위스키 애호가들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이 분야의 권위자다. 그는 "위스키와 관련해 모든 일을 해봤다"며 "브랜드 홍보뿐만 아니라 직접 수입·유통 등 전반적인 시스템을 다 경험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사진=강경주 기자]
배대원 앰배서더는 국내 위스키 애호가들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이 분야의 권위자다. 그는 "위스키와 관련해 모든 일을 해봤다"며 "브랜드 홍보뿐만 아니라 직접 수입·유통 등 전반적인 시스템을 다 경험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사진=강경주 기자]
위스키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고 대중적 술로 거듭나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밝힌 그는 위스키 입문자나 새로운 주류 문화를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하이볼'을 추천했다.

"하이볼은 위스키와 탄산수를 섞어 만든 칵테일이에요. 위스키에 토닉을 넣어 즐기기도 하지만 토닉의 단맛이나 향 때문에 위스키의 풍미가 많이 가려집니다. 토닉보다는 탄산감이 있는 액체류를 넣어 마시는 걸 추천합니다."

배대원 앰배서더는 "위스키는 어렵고 무거운 술, 바에서만 즐기는 술이라고 생각하지만 하이볼 형태로 바꾸면 여러 다이닝이나 이자카야, 펍과 식당에서 즐길 수 있는 문화가 된다"고 조언했다.

위스키가 비싼 것은 들이는 '시간' 때문. 그는 "비싼 원료를 장인들이 공 들여 만들었고 최소 12년을 기다려야 위스키를 마실 수 있다"며 "숙성되는 동안 매년 술이 2%씩 증발돼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다만 위스키를 즐기는 연령대가 중년 남성일 것이란 이미지도 최근 트렌드가 달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하이볼로 위스키를 즐길 수 있도록 한 게 대중화에 기여했다"며 "과거 위스키는 40~50대 중년 남성들이 주로 마셨지만 지금 싱글몰트 위스키바에 가보면 젊은층이나 여성 고객들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고 귀띔했다.

업계에서는 2030 세대가 기존 블렌디드 위스키보다 강렬하고 젊은 이미지인 싱글몰트를 선호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실제로 지난해 전체 위스키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6.2% 감소했지만 싱글몰트 시장은 4.7% 성장했다. 올해는 더욱 성장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배대원 앰배서더는 "위스키 업계에서 많이 하는 말이 있다. '적게 마시는 대신 더 좋은 걸 마시자'는 것"이라며 "예전처럼 폭탄주로 부어라 마셔라 하는 게 아니라 비싸지만 한 잔, 두 잔 내가 좋아하는 만큼만 마시고 분위기를 느끼자는 문화가 젊은층에 많이 퍼져 있다"고 알렸다.

"올 12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싱글몰트를 선사하기 위해 럭셔리 콘셉트의 싱글몰트 출시를 준비하고 있어요. 취향을 정하거나 가두지 않는 게 중요하죠. 새로운 걸 시도하고 마셔보면서 자신의 취향을 발견하는 재미를 많은 애호가들이 느꼈으면 합니다."
배대원 앰배서더는 "하이볼은 위스키와 탄산수를 섞어 만든 칵테일"이라며 "위스키에 토닉을 넣어서 즐기기도 하지만 토닉의 단맛이나 향 때문에 위스키의 풍미가 많이 가려지기 때문에 토닉보다 탄산감이 있는 액체류를 넣어 마시는 걸 추천한다"고 했다. [사진=강경주 기자]
배대원 앰배서더는 "하이볼은 위스키와 탄산수를 섞어 만든 칵테일"이라며 "위스키에 토닉을 넣어서 즐기기도 하지만 토닉의 단맛이나 향 때문에 위스키의 풍미가 많이 가려지기 때문에 토닉보다 탄산감이 있는 액체류를 넣어 마시는 걸 추천한다"고 했다. [사진=강경주 기자]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영상=유채영 한경닷컴 영상기자 ycyc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