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개봉하는 넷플릭스 영화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이 국내 극장에서 오는 7일 먼저 개봉한 후 오는 16일 자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에서 공개된다.

이 영화는 미국 현대사에서 가장 혼란스러웠던 시기인 1968년 반전 시위와 유혈 사태에서 체포된 시위 주동자들의 재판을 그린 법정 드라마다. 미국 암흑사의 한 페이지이지만, 생기발랄한 젊은이들의 거침없는 행보들로 코미디처럼 유쾌하게 펼쳐진다.

베트남 파병 미군이 매달 1000여 명씩 사망하자 반전 운동이 거세졌다. 그해 8월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는 베트남전쟁 종식을 외치는 여러 학생운동 단체들이 모여들고, 수만 명의 시위대와 경찰·방위군이 정면충돌한다.

영화는 여기서 체포된 학생운동 리더들인 애비 호프만(사샤 배런 코언)과 톰 헤이든(에디 레드메인), 데이브 델린저(존 캐럴 린치) 등 소위 ‘시카고 7인’과 이듬해 체포된 흑표당(흑인 정당) 공동 창립자 보비 실(야히아 압둘마틴 2세) 등이 폭력 선동 혐의로 재판을 받는 것으로 시작한다.

법정 풍경은 시대 상황만큼이나 혼란스럽다. 고성이 오가고, 절차를 무시한 발언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온다. 변호사가 없는 흑인 보비 실의 발언 기회는 판사가 계속 무시한다. 엄숙한 절차를 준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피고인들에게는 법정모독죄들이 이어진다.

공화당 닉슨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리처드 슐츠(조지프 고든 레빗) 와 함께 연방 판사 줄리어스 호프만(프랭크 란젤라)의 편파적인 진행으로 피고인들은 궁지에 몰린다.

영화는 이 재판의 엉터리성을 부각한다. 법정 다툼에서 사실 관계에 기초한 논리에 따르지 않고, 완고한 판사의 기분에 좌우되는 것으로 묘사한다. 극중 가장 시대착오적인 인물은 늙은 호프만 판사다. 그는 증인이 진술한 명백한 사실을 배심원들에게 공개하지 않는다.

오히려 30대 초반 젊은 검사 슐츠(조셉 고든 래빗)는 그처럼 몰상식하지는 않다. 그는 닉슨 정부를 대변하라는 임무를 안고 임명됐지만, 피고인이 전사한 군인들을 호명할 때 자리에서 일어나 경의를 표한다.

이는 68혁명에 대해 명백한 시선을 제시한다. 공화당 대 민주당의 대결이라기보다는 기성세대와 신세대의 갈등과 충돌이란 것이 본질이란 점이다. 피고인석에 호프만 판사의 아들이 있는 것도 이런 주장을 뒷받침한다.

영화 ‘소셜 네트워크’와 ‘스티브 잡스’로 각종 각색상과 각본상을 휩쓸며 최고의 이야기꾼으로 인정받은 에런 소킨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