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경남 로봇랜드 르포(上)

애물단지로 전락한 경남 로봇랜드
재개장한 테마파크 찾아가보니…고요 그 자체
인천에 또 로봇랜드를?…"총체적 부실 덩어리"
지난달 30일 재개장한 경남 로봇랜드 테마파크 입구의 모습. /영상=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지난달 30일 재개장한 경남 로봇랜드 테마파크 입구의 모습. /영상=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지능형 로봇 개발·보급 촉진법'에 따라 개발된 경남 로봇랜드에는 사업비 7000억원을 쏟아부었다. 국비 560억원, 지방비 2100억원이 들어갔다. 인천에도 국비 595억원이 투입되는 사업비 6500억원 규모의 제2 로봇랜드 조성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한경닷컴> 취재진이 직접 찾은 경남 로봇랜드 테마파크는 고요 그 자체였다. 전시회와 박람회 등을 여는 로봇랜드 컨벤션센터는 황무지 위에 덩그러니 홀로 세워진 모양새였다. 경남 로봇랜드 르포 상(上)편에선 테마파크, 하(下)편에선 컨벤션센터를 다룬다. <편집자 주>

지난달 30일 재개장한 경남 로봇랜드 테마파크의 모습. /영상=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지난달 30일 재개장한 경남 로봇랜드 테마파크의 모습. /영상=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이유로 문을 닫았던 경남 로봇랜드가 지난달 29일 재개장했다. 성인 1인 기준 4만2000원의 입장료도 50% 할인을 했다.

<한경닷컴>은 재개장 이튿날인 지난달 30일 현장을 찾았다. 추석연휴 첫날이었지만 인적을 찾기 힘들었다. 재개장 효과도, 명절 연휴 효과도 느낄 수 없었다. 수천억원의 세금이 투입된 곳이라고 하기엔 황량하다고 할 만한 수준이었다.
지난달 30일 경남 로봇랜드 테마파크 로봇스쿨의 모습. /사진=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지난달 30일 경남 로봇랜드 테마파크 로봇스쿨의 모습. /사진=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7000억짜리 경남 로봇랜드의 현실…애물단지 전락할라
경남 로봇랜드는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에 위치했다. 창원종합버스터미널에서만 두 시간이 걸린다. 그나마도 시내버스를 두 번 갈아타야 했고, 워낙 외지에 있어 버스 배차 간격도 맞추기 쉽지 않았다.

입장료 50% 할인을 하는 로봇랜드 테마파크부터 찾았다. 코로나19 시국임을 감안해도 한산했다. 아무도 줄을 서고 있지 않았다. 간간이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보이는 정도였다.
지난달 30일 경남 로봇랜드 테마파크의 모습. /영상=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지난달 30일 경남 로봇랜드 테마파크의 모습. /영상=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로봇랜드 테마파크라기 하기엔 로봇 관련 시설도 많지 않았다. 범퍼카, 회전그네가 있는 일반적 놀이공원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안쪽에 있는 로봇 체험관은 코로나19 탓에 폐쇄돼 있었다. 로봇을 체험해볼 수 있는 로봇스쿨은 무선조종 자동차(RC카) 조종, 가상현실(VR) 체험, 블록을 활용한 조립교실 등을 체험해볼 수 있을 뿐이었다. 그마저도 발길이 끊긴 모습이었다. 놀이공원 형색은 갖추고 있었지만 롤러코스터는 한 두명씩 타고 운영되고 있었다.

'로봇랜드'라는 인식 자체가 부족한 모습이었다. 이날 로봇랜드를 찾은 창원 성산구 거주 윤모 씨(47)는 "추석이기도 해서 아이들과 놀러왔다. 딱히 로봇 학습이나 체험을 위해 온 건 아니다"고 말했다. 창원 마산합포구 거주 김모 씨(38·여)도 "주민들에게는 외지에 있는 놀이공원일 뿐"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30일 경남 로봇랜드 테마파크에서 이용객 1명만 태운 채 롤러코스터(쾌속열차)가 운행되고 있다. /영상=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지난달 30일 경남 로봇랜드 테마파크에서 이용객 1명만 태운 채 롤러코스터(쾌속열차)가 운행되고 있다. /영상=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로봇랜드…인천에도 오픈?
4일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제출받은 '로봇랜드 조성사업 현황'에 따르면 경남 로봇랜드에는 공공부문 예산으로 연구개발(R&D)센터와 컨벤션센터, 로봇전시체험시설, 기반시설 등이 마련됐다. 민간 부문 사업비로 테마파크를 조성해 지난해 9월 개장했다.

하지만 사업의 실효성 문제가 제기돼 왔다. 2009년 사업 승인을 받아 우여곡절을 거쳐 10년만에 개장한 경남 로봇랜드는 대출 상환금 채무불이행 등 각종 논란에 휩싸였다. 법적 소송에도 휘말려 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도 올 1월 로봇랜드에 대한 특별감사를 지시했다. 하지만 감사 결과 보고서가 공개되지 않아 야당의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달 30일 경남 로봇랜드 테마파크에 체험용 로봇이 세워져 있다. /사진=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지난달 30일 경남 로봇랜드 테마파크에 체험용 로봇이 세워져 있다. /사진=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뿐만이 아니다. 최승재 의원실에 따르면 산업부는 인천 청라에도 제2로봇랜드를 추진하고 있다. 이미 지방비 595억원이 투입된 로봇연구소와 산업지원시설 조성이 완료됐다. 테마파크 조성도 예정됐다. 인천 로봇랜드에는 지방비 595억원을 포함해 총 6500여억원이 들어간다.

인천에 추진 중인 사업이라도 중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경남에서 실효성 논란이 나온 만큼 인천에 조성될 로봇랜드 사업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승재 의원 : 로봇랜드 사업은 혈세로 (경남과 인천에) 국비 1115억원, 지방비가 2695억이라는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간 사업임에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버려져 있다. 사업계획부터 운영까지 총체적 부실 덩어리다. 그 원인이 무엇인지 국정감사를 통해 밝히고 국회 차원에서 감사원 감사청구를 신청할 계획이다. 혈세를 낭비한 사람들에게는 마땅한 책임을 지우고 운영개선 방향에 대해서는 산업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겠다.
지난달 30일 경남 로봇랜드 테마파크 로봇스쿨의 모습. 블록 교실에 로봇 관련 장난감들이 전시돼 있다. /사진=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지난달 30일 경남 로봇랜드 테마파크 로봇스쿨의 모습. 블록 교실에 로봇 관련 장난감들이 전시돼 있다. /사진=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창원=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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