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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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추석 연휴 기름진 음식 섭취가 늘고 움직임이 줄면 뱃병이 생기기 쉽다. 위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체하거나 설사 등을 하는 것이다. 김한빛 서초교대 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은 "추석 연휴 외출, 여행을 자제하고 집에서 지내 아이들 식사시간이 불규칙 해지면 소화기관이 일하기에 더 힘든 환경이 조성된다"고 했다.

한의학에서는 가벼운 배앓이에 연근, 밤, 매실, 양배추를 추천한다. 연근을 자르면 실 같이 끈끈하게 엉긴 물질이 생긴다. 뮤신 성분이다. 뮤신은 단백질 소화를 촉진하고 위벽을 보호해 평소 소화가 잘 안되고 속 쓰림이 잦은 아이들이 복용하면 좋다.

연근에는 타닌 성분이 많이 들어있는데 타닌은 위염과 위궤양 등 각종 소화기 염증 완화에 도움을 준다. 연근에는 비타민B 성분도 풍부해 손상된 조직을 회복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김 원장은 "급성 설사를 하는 아이에게 연근 끓인 물을 마시게 하면 손상된 장 점막을 빠르게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했다.

율자로 불리는 밤은 한의학에서 소화기 계통 한약을 처방할 때 많이 사용했다. 성질이 평이하고 따뜻해 소화기를 전반적으로 튼튼하고 따뜻하게 만들어 소화기가 잘 기능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밤의 속껍데기인 율피는 장염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논문도 발표됐다. 장염 증상이 있을 때 밤을 껍질째 달여 마시게 하면 좋다. 밤에는 탄수화물,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 등의 5대 영양소가 골고루 들었다. 배앓이 이후 식사량이 줄거나 몸무게가 빠진 아이들에게 간식으로 꾸준히 챙겨주면 좋다.

매실은 구연산이 풍부하고 항균 작용을 한다. 소화기를 해독해주고 장의 연동운동을 멈추게 해 식중독이나 장염 증상이 있을 때 매실액을 물에 타 마시면 좋다.

매실은 위를 진정시켜주고 소화액 분비 촉진시켜 소화를 도와준다. 매실은 주로 매실액으로 타서 마시는데 이때 매실액에 설탕이 너무 많이 들어가면 오히려 위와 장을 자극한다. 시중에서 매실액을 구매할 때는 설탕이 너무 많이 들지 않았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평소 소화기가 좋지 않아 탈이 자주 나는 아이라면 하루에 한 끼 정도는 양배추 쌈을 먹거나 양배추를 삶아 반찬으로 활용해보는 것도 도움된다.

양배추에는 비타민U가 많이 들었다. 위염, 위궤양 증상을 완화시켜주고 손상된 소화기 조직을 복구해준다. 양배추에 풍부한 식이섬유는 장 속 독성물질 배출을 도와 소화기 면역력을 높여준다. 양배추는 자체의 칼로리가 낮기 때문에 집콕으로 살이 찐 아이들의 반찬 메뉴로 더욱 좋다.

배앓이를 자주 하는 아이들이 피해야 하는 음식도 있다. 명절에 많이 먹는 전, 고기 등 기름진 음식이다. 지방이 많이 든 음식은 칼로리가 높을 뿐 아니라 소화를 방해한다. 더부룩한 증상을 악화시키거나 소화액이 지나치게 많이 나와 속 쓰림 증상이 심해지기 쉽다. 음식에서 나온 지방이 장에 흡수되면 염증을 일으켜 장 기능을 떨어뜨리고 변비를 일으키기도 한다.

정제된 밀가루에는 당질이 많이 들었다. 소화 속도를 늦추고 소화기 염증을 유발한다.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다. 한의학에서는 달콤한 음식이 몸 속 독소를 많이 만들어내는 것으로 여겨진다. 설탕은 장에 해로운 박테리아를 번식시키는 먹이가 된다. 달콤한 음식은 몸속 영양분을 흡수하는 속도를 늦추기 때문에 성장기 어린이에게 더욱 좋지 않다. 과체중이나 비만의 원인이 된다. 평소 단 음식을 좋아하는 아이라면 먹는 횟수에 제한해 점점 끊게 하는 것이 좋다. 설탕이 많이 든 아이스크림, 탄산음료 등의 섭취도 줄이는 것이 좋다.

김 원장은 "연휴기간 아이들이 음식을 섭취할 때 과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며 "집 근처 산책, 가벼운 운동 등을 통해 활동량을 가능한 늘리는 것이 소화력과 체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