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이 미술 전시장으로…내달 '아트 플랜트 아시아 2020'
서울 덕수궁에서 한국 대표 작가들의 미술 작품을 선보이는 예술제가 개최된다.

덕수궁 내 전각과 행각, 야외공간 등이 전시장이 된다.

서울정동동아시아예술제위원회는 중구청과 함께 다음 달 23일부터 11월 22일까지 '아트 플랜트 아시아 2020'을 연다고 28일 밝혔다.

서울 정동과 덕수궁 일대에서 다양한 아시아 예술을 소개하는 행사로, 이번이 첫 회다.

핵심 행사는 덕수궁에서 열리는 전시 '토끼 방향 오브젝트'이다.

김환기, 남관, 박서보, 박수근, 김창열, 윤형근, 이우환 등 한국 근현대 주요 작가들과 강서경, 김희천, 안정주+전소정, 양혜규, 이불, 차재민 등 활발히 활동 중인 동시대 작가들이 참여한다.

로이스응, 호루이안, 호추니엔 등 해외 작가 3명을 포함해 33팀의 작품 40~50점을 소개할 예정이다.

미술관과 갤러리가 아닌 궁궐 내부를 전시 공간으로 활용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석어당, 함녕전, 정관헌 등 전각 내에 가벽 등을 설치해 작품을 전시하고, 관람객들은 외부에서 감상하는 방식이다.

궁궐 마당과 연못 등 야외에도 다양한 설치 작품이 전시된다.

덕수궁 입장료 외에 별로 관람료는 없다.

이밖에 학술 세미나, 인근 갤러리와 정동1928아트센터 등에서 열리는 특별전시와 작가와의 대화 등 부대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윤훈열 서울정동동아시아예술제위원회 이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정동1928아트센터 개관 당시 겸재, 김홍도, 김환기 등 우리나라 최고 대가들의 작품 70~80점을 전시했는데 전체 가격을 합쳐도 데이비드 호크니 작품 1점 가격도 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미술시장의 한계를 절감했고, 한국 작품을 좀 더 세계에 알리는 작은 몸부림을 시도하자는 취지로 행사를 시작하게 됐다"라며 "권위 있는 예술제가 되도록 매년 연례적으로 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정동1928아트센터는 구세군중앙회관을 리모델링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지난해 가을 개관했다.

당시 인근 서울시립미술관에서는 데이비드 호크니 전시가 열렸다.

호크니는 작품 경매 최고가 기록이 9천만 달러(약 1천억원)가 넘는 영국 작가다.

이승현 총감독은 "동아시아가 세계 경제 규모의 약 30%를 차지하지만, 국제 미술계에서 발언권은 거의 없는 게 현실"이라며 "아시아 미술시장 규모를 키우고 아시아 미술이 세계미술사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살펴보고자 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