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인스타그램 계정에 SSG푸드마켓에서 장을 본 사진과 함께 "김치볶음밥 계란후라이 맛 포카칩 넘 궁금하다"는 게시글을 올렸다. 사진=인스타그램 화면 캡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인스타그램 계정에 SSG푸드마켓에서 장을 본 사진과 함께 "김치볶음밥 계란후라이 맛 포카칩 넘 궁금하다"는 게시글을 올렸다. 사진=인스타그램 화면 캡쳐.
한번에 두가지 맛을 선보이는 반반 먹거리 열풍이 뜨겁다. 포기할 수 없는 두가지 맛을 경험할 수 있고 색다른 조합에 재미를 느끼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어서다. 서로 다른 메뉴 혹은 제품을 섞어 새로운 메뉴를 만드는 '모디슈머'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소비자 레시피를 제품으로 출시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전날 인스타그램 계정에 SSG푸드마켓에서 장을 본 사진을 올리고 "김치볶음밥 계란후라이 맛 포카칩 넘 궁금하다"는 글을 게시했다.

정 부회장의 글이 올라오자 '저도 궁금하네요''상상 안가는 조합의 맛일 듯''세상에는 많은 맛이 있군요' 등 240개가 넘는 댓글이 순식간에 달렸다.

정 부회장이 언급한 제품은 오리온이 지난 7월 출시한 한정판 포카칩이다. 김치볶음밥과 계란후라이, 두 가지 맛을 담았다. '한 봉지에 담은 조화로운 두 가지 맛'을 콘셉트로 빨간색 양념의 김치볶음밥과 흰색 양념의 계란후라이맛 포카칩이 한 봉지에 들어있는 것이 특징이다.

따로 먹으면 매콤 짭짤한 김치볶음밥과 고소한 계란후라이 각각의 맛을, 함께 먹으면 계란후라이를 올린 김치볶음밥 맛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오리온의 설명이다. 또 전라남도 보성, 충청남도 당진, 강원도 양구 등에서 수확한 햇감자로 생산해 국산 제철 감자 본연의 맛과 영양, 신선함을 고스란히 담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오리온은 지난해 여름에도 ‘포카칩 햇감자 한정판 3종’을 선보이며 뜨거운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출시 후 모두 완판됐으나 소비자 요청에 따라 ‘포카칩 구운마늘맛’과 ‘포카칩 땡초간장소스맛’ 2종은 상시 판매 중이다.

롯데제과 역시 두가지 맛을 한번에 즐길 수 있는 이색과자를 출시해 주목을 받았다. 롯데제과가 선보인 '치토스 후라이드&양념치킨맛'은 그냥 먹으면 후라이드치킨 맛이지만 별첨된 '체인징 스프(양념 시즈닝)'를 뿌려 먹으면 양념치킨 맛으로 변하는 제품이다. 시즈닝을 뿌리는 정도에 따라 순한 맛과 진한 맛으로도 먹을 수 있다.
(왼쪽부터) 오뚜기 크림진짬뽕, 농심 앵그리 짜파구리.
(왼쪽부터) 오뚜기 크림진짬뽕, 농심 앵그리 짜파구리.
라면업계에선 반반 마케팅과 함께 '모디슈머' 열풍도 뜨겁게 불고 있다.

최근 오뚜기가 출시한 '크림진짬뽕'은 '모디슈머' 레시피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출시된 제품이다. 오뚜기의 스테디셀러인 '진짬뽕'에 꾸덕꾸덕한 크림을 넣어만든 제품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대란을 일으켰던 '크뽕' 레시피를 적용했다.

'크뽕'이라 불리는 크림짬뽕은 젊은층에서 인기가 많은 메뉴로, 짬뽕의 맵고 칼칼한 소스에 우유 치즈 등을 넣어 부드럽고 고소한 크림 맛을 낸 면 요리를 말한다.
"크림을 워낙 좋아하는지라 한 입 먹고 '오 맛있네' 하며 완뽕했습니다. 짬뽕의 맛은 그대로 살아있는데 크림이라는 옷만 입었네요. 쭉 사먹어도 되겠다 싶을 정도에요. 매콤한 크림 파스타 대용으로 드셔도 꽤 만족하시리라 생각합니다. -네이버 블로거 호*
크림진짬뽕이 지난 10일 출시된 후 SNS에선 시식 후기가 올라오고 있다. 소비자들은 '우유랑 치즈 넣는게 귀찮았는데 간편하게 나왔네' '오뚜기 일 좀 할 줄 아는데''인싸라면 컵으로 나왔음' 등 긍정적인 반응을 쏟아냈다.

농심의 '앵그리 짜파구리' 역시 소비자들이 개발한 레시피에서 출발해 정식으로 출시된 제품이다. 짜파구리는 미국 아카데미 영화 시상식을 석권한 영화 '기생충'에 레시피가 등장하며 해외에서도 출시해달라는 요청이 이어지기도 했다.

농심의 짜파게티와 너구리 라면을 섞은 앵그리 짜파구리는 오동통한 면발과 매콤한 해물짜장소스가 최적의 조화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고추와 함께 볶은 야채조미유를 더해 매콤한 풍미를 살렸으며 너구리의 상징인 다시마도 비비기 좋게 잘게 썰어 첨가했다.

농심에 따르면 앵그리짜파구리 용기면은 월 평균 20억원씩 꾸준하게 팔리면서 인기몰이 중이다. 지난 4월 출시 후 5개월 간 누적 판매량은 약 100억원 정도다. 농심 관계자는 "앵그리 짜파구리는 국내 출시와 동시에 미국, 동남아시아, 호주 등에서도 판매되며 수출 효자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고 설명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