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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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통신진흥회 이사장의 페이스북 발언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질병관리청장)을 ‘국민 맏며느리’라고 표현했다가 누리꾼들로부터 구시대적이고 성차별적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 뉴스통신진흥회는 뉴스통신 발전 지원 관련 연구와 학술사업, 연합뉴스사의 경영 감독, 임원 추천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강기석 뉴스통신진흥회 이사장은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는 정은경 본부장에게 ‘국민 맏며느리’라는 호칭을 붙이고 싶다”고 적었다. 그는 “젊은 세대에게 ‘맏며느리’가 어떤 뉘앙스로 다가가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세대에게 ‘맏며느리’란 혼신의 힘을 다해 집안을 지키고 일으켜 세우는 사람이다”며 “때로는 시부모의 심술과 간섭, 시누이의 이간질, 시동생의 말썽, 남편의 무관심 등으로 머리가 하얗게 세면서도 묵묵히 집 안팎의 우환과 홀로 맞서 싸우는 그런 사람이 맏며느리”라고 썼다. 강 이사장은 경향신문 편집국장을 지냈다.
페이스북 캡처.
페이스북 캡처.
강 이사장의 글에 일부 네티즌들이 ‘무례하고 시대착오적이다’는 내용의 댓글을 달았다. 트위터 등 SNS상에도 비판글이 쏟아졌다. 한 네티즌은 “전문성과 업적을 인정해주는 취지가 아무리 있더라도 가부장제 안에서 이제는 사어가 된 단어를 갖다 쓰시는 건 후진적이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네티즌은 “맏아들은 뭐하고 맏며느리가 혼신의 힘으로 남의 집을 일으켜 세워야 하며, 그게 옳다고 생각하다니 기가 차는 성인지감수성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강 이사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내 세대에서 맏며느리란 자기 표현을 안 하면서 모든 가족, 집안의 안위와 명예를 챙기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기에 그런 비유를 한 것”이라며 “(구시대적이라는) 지적이 젊은 세대, 여성들 위주로 나오는 것으로 보이는데 세대별로 다르게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이어 “글을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