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질 하루 3번이면 될까?…음식 먹을 때마다 해야 '정석'
“무슨 소리예요. 하루 두 번은 꼭 양치질하는데요?”

치과를 찾은 환자들에게 양치질을 좀 더 잘해야 한다고 하면 거의 매번 듣는 항변이다. 하루 3번, 식후 3분 이내, 3분 동안 양치질해야 한다는 이른바 ‘3·3·3 법칙’은 그동안 양치질의 정석으로 알려져 왔다. 그래서인지 세 번이 아니더라도 두 번 정도 양치질을 하면 보통 이상은 되는 게 아닌가 하고 환자들이 여기는 것 같다. 하지만 3·3·3 법칙은 생활수준이 높지 않던 과거에 만들어진 것이다. 생활수준이 많이 향상된 현대인에게는 다소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

먼저 첫 번째 ‘3’인 ‘하루 3번 양치질’에 대해 살펴보자. 현대인은 하루 세 번으로는 양치질 횟수가 충분하지 않다. 과거에 비해 식사뿐만 아니라 간식 섭취의 양, 횟수가 늘었기 때문이다. 양치의 목적은 입안의 치태, 즉 음식 찌꺼기를 제거하는 것이다. 식후 양치를 했더라도 후식과 간식을 먹고 그대로 치아를 방치한다면 양치를 하지 않은 것과 같다. 원칙적으론 매번 음식을 섭취할 때마다 양치를 하는 게 좋다.

그렇다면 하루에 열 번 음식을 섭취했으면 양치도 열 번 해야 할까. 양치를 너무 자주 하면 치아 마모를 일으킬 수 있다. 이 때문에 양치를 할 때를 잘 맞추는 게 중요하다. 예컨대 점심 먹고 후식을 연속해서 섭취한 뒤 양치를 하면 오후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양치 횟수를 늘리지 않고도 오후 내내 치태가 제거된 깨끗한 구강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3·3·3 법칙의 두 번째 ‘3’인 ‘3분 이내 양치’도 현실에 맞지 않다. 음식을 섭취한 뒤 3분이 지나면 입안이 산성으로 변해 양치질을 할 때 치아가 손상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탄산음료를 마시고 나면 30분 이후에 양치를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식사 중 탄산음료를 섭취했다면 언제 양치를 해야 하는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3분 이내 양치질을 하라’는 조언은 가급적 양치를 빨리 해야 한다는 정도의 의미로 받아들이는 게 좋다.

마지막 ‘3’인 ‘3분 동안’도 많은 사람이 잘못 이해하고 있다. 3분 동안 세게 닦는다고 해서 치석이 제거되는 건 아니다. 치석은 치과에서 스케일링을 하지 않으면 제거가 불가능하다. 칫솔질로 제거할 수 있는 건 치석이 되기 전 상태인 치태뿐이다. 치태를 제거하는 데는 칫솔모가 치아에 접촉할 정도의 압력만 있으면 충분하다. ‘3분 동안’의 진짜 의미는 칫솔모가 닿지 않는 곳이 없도록 구석구석 꼼꼼히 닦으려면 3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3분 동안 세게 문질러야 치석이 떨어진다는 의미가 아니다.

치아를 꼼꼼히 닦기 위해서는 치아의 구역을 나눠 일정한 방향으로 순서를 정해 양치질하는 게 좋다. 예를 들면 왼쪽 어금니-앞니-오른쪽 어금니 순이다. 방향을 정해 두지 않으면 손이 편하게 가는 곳만 많이 닦게 될 수 있다. 어떤 곳은 마모가 심해 치아가 거의 다 닳아버린 반면, 어떤 곳은 칫솔이 닿지 않아 치태가 쌓인 환자가 많다. 방향과 순서를 정해 치아 하나씩 따로 닦는다는 느낌으로 빠짐없이 닦아주는 게 중요하다. 칫솔만으론 치아끼리 맞닿는 옆면을 닦을 수 없기 때문에 치실도 꼭 사용해야 한다. 양치를 할 때마다 치실을 사용하는 게 원칙이지만 매번 이를 지키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최소한 하루에 한 번, 잠자기 전에 마지막으로 양치할 때는 치실을 사용하는 걸 권한다.

만약 하루에 딱 한 번만 양치를 할 수밖에 없다면 언제가 양치하기에 가장 좋을까. 잠자기 전이다. 음식 찌꺼기가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밤새 부패해 충치와 잇몸병, 입냄새를 유발한다. 취침 전 양치질과 치실 사용을 적극 권장하는 이유다.

고광욱 < 파주 유디치과의원 대표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