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풍경의 깊이 = 강요배 글·그림.
화가 강요배(68)의 글과 그림을 엮은 첫 산문집. 20대부터 45년간 각종 전시와 지면에 쓴 글과 인터뷰 가운데 핵심적인 부분을 고르고 대표작 130여점을 실었다.

"한 화가의 인생에서 펼쳐진, 생각의 여로가 투명 구슬 속처럼 환히 들여다보이는 결과물"이라는 작가의 말처럼 그의 삶과 예술을 응축해 보여준다.

제주 출신으로 서울대 미대를 졸업한 강요배는 1980년대 '현실과 발언' 동인으로 활동한 민중미술 작가로, 제주 4·3항쟁을 다룬 '제주민중항쟁사' 연작 등으로 시대의 아픔을 그렸다.

1992년 제주로 귀향해서는 제주의 자연 풍경에 내면을 담아낸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책은 강요배의 작품 이야기라기보다는 그가 살아오면서 사유하고 고뇌한 것들에 대한 기록으로 읽힌다.

그는 후기에서 "젊은 나는 미숙했으나 지금의 나보다 먼저 살았다.

젊은 나들이 있었기에 뒤따르는 지금의 내가 있다"라며 "마치 러시아 인형처럼, 어린 나를 속에 안고 삶의 우여곡절 속에서 이를 겹겹으로 둘러싸 온 인격체가 지금의 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돌베개. 380쪽. 3만8천원.
[신간] 풍경의 깊이·구름의 마음 돌의 얼굴
▲ 구름의 마음 돌의 얼굴 = 김용원 지음.
미술 애호가인 도서출판 삶과 꿈 김용원 대표가 그동안 인연이 닿았던 작가와 작품에 얽힌 이야기를 전하는 회고록.
1935년 서울에서 태어난 저자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조선일보 기자를 거쳐 대우전자 사장, 대우경제연구소 회장을 지냈다.

이후 도서출판 삶과 꿈을 창립했다.

기자 시절 우연히 고교 담임 선생님이었던 박상옥 화백 개인전에서 한 달 치 월급에 해당하는 가격의 유화 한 점을 산 것을 계기로 작품 수집을 시작해 미술계에서 손꼽히는 컬렉터가 됐다.

개인 사진전도 세 차례 열었다.

회고록은 미술계 종사자가 아닌 개인 컬렉터가 작품을 화두로 인생을 돌아본 기록이자, 한국 미술품 시장의 생생한 현장 기록이다.

저자는 여러 작가와 그림과의 인연, 수집 철학 등과 함께 겸재 정선 '노송영지도', 천경자 '내 슬픈 전설의 49페이지', 권진규의 '손' 등 그를 거친 작품들에 대한 일화를 들려준다.

가나문화재단이 주관하는 '문화동네 숨은 고수들' 시리즈의 세 번째 기획이다.

삶과 꿈. 415쪽. 2만5천원.
[신간] 풍경의 깊이·구름의 마음 돌의 얼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