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63명 참여해 77위 성인화 새로 그리고 26위 대여해 함께 전시
정웅모 신부 "우리 성인 눈앞에서 보며 신앙 키우게 돼 기뻐"
한국 천주교 103위 성인화 한자리에…9월 4일 특별전 개막
1984년 성인품에 오른 한국 103위 순교 성인들의 초상화가 시성(諡聖) 36년 만에 처음으로 한자리에 선보인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문화예술위원회(문예위·위원장 장봉훈 주교)는 9월 4∼27일 서울 명동대성당 입구 갤러리 1898에서 한국 103위 순교 성인화 특별전 '피어라, 신앙의 꽃'을 개최한다고 19일 밝혔다.

주교회의에 따르면 이번 전시는 문예위가 지난 3년간 진행한 103위 순교 성인 초상화 제작사업의 결실이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1984년 방한 당시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를 비롯한 한국 순교 성인 103위를 시성했다.

원칙적으로 당시 103위 성인의 개별 초상화를 제작했어야 했으나 한국 천주교 역사상 첫 시성식이었던 데다 한국 천주교회 200주년 기념사업이 겹쳐 초상화를 제때 제작하지 못했다.

시성 전인 1977년 103위의 초상화가 제작되기는 했으나 당시에는 성인 전 단계인 '복자(福者)'화였기에 성인의 상징인 후광이 없다.

이후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정하상 바오로 등 40여위의 초상화가 제작됐지만 김 신부 아버지인 김제준 이냐시오 등 나머지 성인의 개별 초상화가 없었다.

103위 성인의 초상화 제작은 2017년 본격 시작했다.

미술 작업에는 전국 천주교 교구 미술가 회의 추천을 받은 작가 63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2019년 6월 68위의 성인화를 1차로 완성했다.

기존에 2인이나 3인이 함께 그려져 있던 9위의 성인을 개별 초상화로 분리하는 작업을 통해 올해 6월 77위의 초상화를 모두 완성했다.

한국 천주교 103위 성인화 한자리에…9월 4일 특별전 개막
나머지 26위 성인화는 문예위가 전국 성당과 성지가 소장한 원본을 대여하거나 부득이한 경우 영인본을 제작했다.

이렇게 103위 성인화 제작과 전시가 준비됐다.

주교회의 문예위 총무이자 성인화 제작과 전시 총괄기획을 맡은 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신부는 "우리 성인들을 눈앞에서 보며 신앙을 키울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반겼다.

특별전 개막행사는 9월 4일 오전 10시 30분에 열린다.

신규 작품에 대한 축복 예식을 전시회장인 갤러리1898에서 거행한 뒤 1898 광장에서 개막식을 연다.

행사에는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와 주한 교황대사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문예위 위원장 장봉훈 주교를 비롯해 교계 내외 관계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특별전에서는 성인 초상화를 원칙적으로 박해 시기에 따른 순교 순서대로 배열하되, 가족이나 친지 관계의 성인들을 함께 모아놔 이해를 돕는다.

전시회 도록도 성인의 행적 요약문을 한국어와 영어로 적어 외국인과 이주민들도 성인들과 한국 천주교회사(天主敎會史)를 이해할 수 있도록 제작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