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어 사촌 '쥐치'…포를 떠서 말린 식품이 쥐포로 유명세
[알쏭달쏭 바다세상Ⅱ](27) 껍질이 거친 '가죽 재킷' 물고기
쥐치는 말려서 가공한 식품인 쥐포로 유명한 바닷물고기다.

복어목 쥐칫과에 속하는데 복어와 습성이 비슷하다.

몸은 타원형에 가깝고 매우 납작하다.

체고는 높고 주둥이 끝은 뾰족하며 꼬리자루 길이는 짧다.

눈은 주둥이에서 상당히 떨어져 있다.

쥐치라는 이름은 판상으로 넓적하고 끝이 뾰족한 이빨이 마치 쥐 이빨을 연상시킨다는 데서 붙었다.

쥐치가 물 밖으로 나오면 쥐처럼 '찍찍' 소리는 내기도 한다.

쥐치 학명은 'Stephanolepis cirrhifer'다.

여기서 'Stephanolepis'는 그리스어로 관(갓)을 의미하는 'Stephanos'와 비늘을 뜻하는 'lepis'의 합성어다.

기다란 가시가 인상적인 제1 등지느러미가 쥐치의 상징이다.

영어로는 'File fish'나 'Leather jacket'인데 표피가 마치 줄이나 가죽처럼 꺼칠꺼칠하다는 뜻을 담았다.

일본에서는 껍질이 한번에 잘 벗겨진다는 데서 '카와하기'나 '마루하게'라고 한다.

쥐치는 한국, 일본, 동중국해, 대만 등 북서태평양 일대 수심 100m 지점 모래질에 무리를 지어 서식한다.

산란기인 5∼8월에는 10m 정도 얕은 암초대로 떼 지어 모여든다.

산란기에 15만개 알을 낳는다.

[알쏭달쏭 바다세상Ⅱ](27) 껍질이 거친 '가죽 재킷' 물고기
해조류, 갑각류, 조개류 등을 주로 먹는데 해파리 천적으로 불리기도 한다.

쥐치는 등지느러미 생김새로 암수를 구별한다.

수컷은 등지느러미 2번째 연조(지느러미를 이룬 연한 뼈)가 실처럼 길게 뻗어 있다.

쥐치는 등, 배, 꼬리지느러미를 좌우로 흔들며 유유히 헤엄치는 모습이 마치 물속을 거닐고 있는 것처럼 보여서 '바닷속 신사'로도 불린다.

몸길이가 최대 20㎝까지 자라는데 다른 소형 어종보다 행동이 느리다.

그래서 거친 껍질과 천정을 찌를 듯한 등 배지느러미 가시를 세워 적에 맞선다.

쥐치 몸 색깔과 무늬는 흥분 상태나 경계심에 따라 크게 변한다고 한다.

심지어 집단 내 지위에 따라서도 변한다.

힘이 약한 개체는 몸에 암갈색 무늬가 거의 없고, 상당한 우위에 있는 개체는 암갈색 무늬가 짙다.

흥분 상태에 있는 개체도 무늬가 짙게 나타난다.

먹이를 먹을 때 보면 성격이 고약해 보이기도 한다.

일단 먹이터를 발견하면 1마리당 직경 30㎝ 내외 장소를 장악하고, 다른 쥐치가 절대 못 들어오게 몸 색깔을 진하게 만든다.

[알쏭달쏭 바다세상Ⅱ](27) 껍질이 거친 '가죽 재킷' 물고기
쥐치는 껍질이 쉽게 벗겨지기 때문에 요리가 편하다.

뼈가 연해서 뼈 째 썬 회 맛도 좋다.

복어 독성이 두려워 쉽게 못 먹는 사람들은 쥐치로 복어를 대신하기도 한다.

쥐치는 원래 몸이 납작하므로 껍질을 벗겨서 포(fillet)를 뜨기가 수월하다.

이것을 직경 10∼12㎝ 크기 둥근 모양이 되게 포개서 조미한 뒤 말린 것이 쥐포다.

쥐치 제철은 여름철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