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장 "태양광 발전시설 산사태 12건…깊은 관련성 없어"
산사태 경보 하루 전 발령 추진·취약지역 기초조사 2만곳으로 확대
올여름 산사태 1천548건으로 627㏊ 피해…피해액 993억원
올여름 장마 기간 발생한 산사태는 모두 1천548건(627㏊), 피해액은 993억3천9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사망 7명·실종 2명·부상 4명 등 인명피해가 났고, 논란이 됐던 산지 태양광 발전시설 산사태는 12건(1.2㏊)이 발생했다.

박종호 산림청장은 13일 정부대전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장마 기간 집중호우로 발생한 산사태 등 산림 분야 피해에 대해 오늘부터 중앙재난피해 합동 조사에 나서 복구계획을 수립하고, 이 기간에 부족했던 점은 향후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산사태 피해 규모는 이날부터 오는 20일까지 이뤄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주관 정부 중앙합동피해조사 결과에 따라 더 늘어날 수 있다.

올여름 산사태 1천548건으로 627㏊ 피해…피해액 993억원
산림청에 따르면 올해 장마는 이날 현재 51일째로 역대 최장기간인 데다 전국 평균 누적 강우량도 780㎜를 넘어 2013년 406㎜의 2배 가까이 됐다.

산림청은 앞으로 산사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취약지역 기초조사를 현재 5천곳에서 2만곳으로 확대하고, 그 중 위험한 지역을 산사태 취약지역으로 추가 지정해 관리하기로 했다.

위험지역 주민들이 미리 안내받고 대피 등 필요한 대비를 할 수 있도록 하루 전에 산사태 예보(주의보·경보)를 발령하도록 국립산림과학원과 함께 개선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위험 탐지, 전파, 통제와 대피에 관한 매뉴얼도 재정립한다.

한편, 장마 기간 산지 태양광 발전시설 피해는 모두 12건으로, 전국 산지 태양광 허가건수 1만2천721건의 0.1%에 해당한다.

전체 산사태 발생 건수 1천548건의 0.8% 수준이라고 산림청은 밝혔다.

박 청장은 "이런 통계 수치로 볼 때 올해 산사태는 산지 태양광시설과는 깊은 관련성이 없다"고 말했다.

올여름 산사태 1천548건으로 627㏊ 피해…피해액 993억원
산지 태양광과 관련한 인명피해는 없었으며, 피해지 12곳은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토사 정리와 방수포 처리 등 응급조치를 마쳤다.

장마 이후 즉시 복구공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산림청은 산지 태양광 발전 시설로 인한 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다각적인 제도개선을 추진해왔다.

2018년 12월 산지관리법 시행령을 개정해 태양광 발전 후 산지가 다른 지목으로 변경되는 것을 원천 차단했으며, 임업용 산지와 공익용 산지 등 보전산지에는 산지 태양광 설치를 금지했다.

경사도 허가기준도 기존 25도에서 15도로 강화했고, 대체 산림자원조성에 필요한 비용도 납부하도록 했다.

그 결과 산지 태양광 허가 건수가 급속도로 감소하고 있다.

2016년 917건에서 2017년 2천384건, 2018년 5천553건으로 급증하다가 지난해 2천129건, 올해 6월까지 202건으로 크게 줄었다.

산림청은 여름철 재해에 대비해 우기 전 전국 산지 태양광 1만2천721곳에 대해 전수 현장 조사를 했고(5월 11일∼6월 30일), 보완이 필요한 602곳에는 재해방지시설을 설치했다.

이번 장마 기간에는 산지 특별점검단 342명을 긴급 편성해 호우·산사태 특보 발령지역 내 주민 생활권으로부터 300m 이내에 위치한 산지 태양광 2천180곳을 집중 점검했다.

박 청장은 "이번 기록적인 장마를 대처하며 산사태라는 자연 재난 대응에 있어 선제 대피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꼈다"며 "기존 제도를 개선하고 새로운 체계를 발굴해 인명·재산피해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