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진위 "특정 영화에 상영 기회 쏠리는 것에 경각심"
"프라임 시간대와 그외 시간대 구분 없어…미흡" 지적도
스크린 독과점 보여주는 '공정 신호등' 효과 있을까

스크린 독과점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가 이를 한눈에 알 수 있는 '공정 신호등' 서비스를 시작했다.

11일 영진위에 따르면 전날부터 시행된 공정 신호등이란 1일 단위로 산출되는 상영 기회 집중도를 색깔로 표시해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표시한 것이다.

특정 영화의 상영 횟수 점유율이 40%를 넘어가면 노란색으로, 50%를 넘어가면 빨간색으로 나타난다.

통합전산망의 공정 신호등 메뉴에서는 다른 상영 기회 집중도 지표인 좌석 점유율과 좌석 판매율도 함께 표시된다.

공정 신호등 서비스는 특정 영화에 상영 기회가 쏠리는 것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서라는 것이 영진위의 설명이다.

신호등이 빨간색이나 노란색으로 표시되더라도 규제가 가해지지는 않지만 영화산업 종사자들이 이 정보를 공유하고 주의를 환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영진위 관계자는 "'공정 신호등' 표시 이전에는 독과점이 발생했을 것이라고 생각만 하는 정도였다면, 화면으로 표시돼 나오게 되면 관을 독점하는 행위에 대해 압박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라며 "이전에는 내부적으로만 공유했는데 이번에 일반인에게도 공개해 스크린 독과점 여부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스크린 독과점을 비판하는 목소리는 영화계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어벤져스:엔드게임'과 '겨울왕국2'등으로 논란이 촉발됐다.

'어벤져스:엔드게임'은 최고 80%의 상영점유율로 단기간에 1천만 관객을 돌파했고 '겨울왕국2' 역시 개봉 후 50∼70%의 상영 점유율을 유지했다.

소수의 인기 영화가 스크린을 독과점하자 스크린 상한제의 필요성이 대두됐고 '영화 다양성 확보와 독과점해소를 위한 영화인 대책위원회'(이하 반독과점영대위)는 기자회견을 열어 '겨울왕국2'의 스크린 독과점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처럼 건전한 영화 생태계 조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진 상태에서 등장한 공정 신호등이 영화 산업 종사자들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수는 있지만 시간대별 관객 수 차이라는 현실이 반영되지 않아 효과를 거둘지는 의문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즉 프라임 시간대(13∼23시)와 그 외 시간대를 구분해놓지 않고 1일 단위로 상영기회 집중도를 분석한다는 지적이다.

배장수 반독과점영대위 대변인은 "관객이 몰리는 프라임 시간대에 70∼80%의 점유율을 유지하다 그 외의 시간대에 10∼20%로 낮추는 방법으로 일일 상영 점유율을 50%로 맞춘다면 공정 신호등은 별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배 대변인은 "20대 국회에서 김영춘 의원이 발의한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영비법) 개정안에 따르면 프라임 시간대와 그 외 관람 시간대를 구분해 각각 40%를 초과하지 않도록 했다"며 "(공정 신호등은) 그 법안보다도 후퇴한 방안이라 기대치는 낮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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