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 모아 청소…먹을 물도 부족" 구례군, 수돗물 공급 13일께 정상화
물난리 속 상수도 끊긴 구례 주민들 "흙범벅, 씻지도 못해"
"식당 1층 전체가 잠겨 흙범벅인데 수돗물이 안 나와 빗물을 모아서 씻고 있어요.

"
집중호우로 마을 대부분이 잠겼던 전남 구례군 구례읍 주민 이혜숙(52)씨는 10일 구슬땀을 흘리며 식당에서 물건을 빼냈다.

구례 5일시장에서 광양참숯불고기 식당을 운영하는 이씨는 침수 피해를 본 가게에서 물을 다 빼냈지만 그나마 건진 집기류를 씻을 물도, 먹을 물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씨와 주민들은 식수와 청소할 물이 급해 몸을 씻을 물은 미처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며 빗물을 모아 집기류와 도로 바닥을 청소했다.

물난리 속 상수도 끊긴 구례 주민들 "흙범벅, 씻지도 못해"
밥을 해 먹을 수도, 마실 물도 없어 종일 굶으며 일을 한 주민들이 태반이었다.

이씨는 "지난 토요일까지는 영업했는데 이후 2m 이상 잠겨버렸다"며 "시장통이라 음식에, 기름에 악취가 심각한데 씻어낼 물이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노인들도 많이 사시는 지역이라 군청에서 적극적으로 생수를 나눠주면 좋겠다.

고무장갑이나 목장갑도 구하기 힘들어 확보해주면 주민들이 동네 치우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례읍 상점과 주택 대부분이 침수 피해를 보고 상수도 공급이 중단되는 바람에 식당들도 모두 문을 닫았다.

집에서 음식을 조리할 수 없거나 타지역에서 업무차 온 사람들은 가까스로 전체 침수를 면한 편의점을 찾아 빵을 사거나 봉사단체에서 공수해온 김밥으로 끼니를 때웠고 그마저도 구하지 못한 사람도 있었다.

주민들은 "과거에는 아무리 비가 많이 와도 발목이 찰 정도였는데 강수량만으로는 이렇게 온 동네가 잠길 수는 없다"며 "댐 방류와 제방 유실 탓일 가능성이 커 대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물난리 속 상수도 끊긴 구례 주민들 "흙범벅, 씻지도 못해"
구례군은 생수를 확보해 주민들에게 공급하고 있으며 오는 13일 오후까지는 수돗물을 정상 공급할 수 있도록 수위가 낮아지는 대로 취수장 펌프를 정비할 계획이다.

구례군 관계자는 "산동저수지와 마산천 물을 연결해 일부 마을에 연계급수를 하고 있지만 아직 상수도가 공급되지 못하는 마을이 더 많다.

조속히 수돗물 공급을 재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