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고재 '그림과 말 2020'전 폐막…한달간 5천명 방문
'현실과 발언' 동인들이 말하는 '코로나 시대'
'현실과 발언' 동인들은 1980년대 민중미술을 이끌며 사회 현실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창립 40년이 지나 미술계 원로가 됐지만 이들은 여전히 시대의 현실을 직시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학고재갤러리에서 지난달 31일 막을 내린 '그림과 말 2020' 전은 '현실과 발언' 동인 16명이 1980년대부터 2020년까지 세상을 향한 메시지를 담은 작품을 소개했다.

특히 이번 전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전에 없던 현실을 마주하며 열렸다.

작품뿐만 아니라 전시 기간 열린 토론회에서도 작가들은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지난달 25일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미술'이라는 주제의 토론에서 임옥상은 "코로나19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가'를 성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예술을 창작하는 일에 있어서도 '왜, 무엇을 위해 작업을 하는지' 예술가로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정기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주요 미술관들이 문을 닫으면서 문제의 심각성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라며 "생태 및 환경 문제에 대해 화가도 고민해야 하는 때가 왔다"고 말했다.

노원희는 코로나19 이후의 작업에 대해 "굉장히 난감하고, 지금 상황에서는 길을 잃었다고 생각한다"라며 "그럼에도 지속해서 노력하고 순발력을 발휘해 우리 모두 자신만의 길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불똥은 "일상생활에 위기감을 느끼는 상황일수록 과연 지금 할 수 있는 작업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시대의 흐름과 사회적 상황에 상응하고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한달간 열린 이번 전시에는 코로나19 사태에도 하루 평균 200여명, 전시 기간 약 5천명이 방문했다고 학고재는 밝혔다.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 김수영 시인 유족, 배우 고두심·전인화·오현경·한지혜, 방탄소년단 리더 RM 등 여러 문화예술계 인사도 방문했다.

전시 기간 김건희, 노원희, 박불똥, 박재동, 성완경, 안규철, 이태호, 임옥상 등 동인 8명은 갤러리 내 프로젝트룸에서 관객과 소통하며 작업했다.

토론회와 프로젝트룸 작업 내용, 참여 동인들의 출품작, 현실과 발언 연혁 등을 담은 도록은 하반기 출간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