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선비 양성하던 서원 참모습 볼 수 있는 자리
도산서원 445년만에 야간 개장…일반인도 알묘 기회
경북 안동 도산서원이 밤에 '향알(香謁) 전야(前夜) 재계(齋戒) 강독(講讀)'을 첫 공개한다.

'한국의 서원' 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 등재 1주년을 기념하는 2020 세계유산축전 하나로 1575년 도산서원을 창건한 뒤 처음이다.

도산서원에 따르면 야간에 문을 열고 관람객과 함께 할 수 있는 행사(선비들 달밤연회-월하연가)를 지난 1일부터 시작해 오는 10일까지 진행한다.

더구나 그동안 일반인이 볼 수 없던 향알 전날 야간에 하는 재계 강독을 3일 공개한다.

향알(향을 피우고 인사를 드림)은 서원 유사(有司)들이 달마다 삭망일(음력 초하루, 보름) 오전 의관을 정제해 상덕사(사당)에서 행하는 알묘다.

유사는 향알에 앞서 몸과 마음을 정갈하게(齋戒) 하기 위해 전날(월 말일, 14일) 일몰 전에 서원 박약재(博約齋·서원동재)에 입재(入齋)한다.

이때 유사들은 향알 재계 강독(講讀 글을 읽고 그 뜻을 밝힘)을 하는데 퇴계 선생 학문과 사상을 공부하고 서로 의견을 나누는 자리다.

선현을 뵙기 전 경건하게 마음을 가다듬는 중요한 시간인 만큼 445년간 빠짐없이 이어왔다.

일반인도 재계 강독 모습을 볼 수 있도록 열린 공간인 전교당에서 한다.

도산서원 김병일 원장 등이 참여한다.

알묘란 서원에 모신 선현 위패에 인사를 드리며 그분을 본받고자 다짐하는 전통의례다.

도산서원 상덕사(사당)에서는 퇴계(이황 1501∼1570)선생과 월천(조목 1524∼1606)공을 배향(配享)하고 있다.

알묘는 그동안 연중 정알(正謁, 음력 1월 5일), 향알(香謁, 음력 1일, 15일), 춘추향사 등이나 내부행사, 외부인사 방문 등이 있을 때 시행했다.

그러나 지정한 남성 선비에게만 제한해 허용했다.

그러다가 2002년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 수련생에게 일반 알묘 기회를 제공하며 처음으로 여성에게도 허용했다.

올해부터 알묘를 희망하는 일반 관람객에게도 참여 기회를 준다.

도산서원은 "서원을 창건한 뒤 처음으로 야간 개장 기간이기에 평소 쉽게 만나볼 수 없는 선비 모습을 볼 수 있는 추억과 감동의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