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 국비로 지원되지만 지원 비율 낮고 지자체 홍보 부족
재난 시 도움 되는 풍수해보험 소상공인 가입률 사실상 제로
부산에 사는 A(38)씨는 지난달 23일 내린 집중호우 때 상가 침수 피해를 겪었다.

미용실을 운영하는 A씨는 열흘 동안 영업을 하지 못해 손해가 컸지만,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 보상을 받을 방법이 없어 막막하다.

과거 자연재해 때마다 A씨와 유사한 피해를 호소하는 소상공인을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보험료를 일부 지원해주는 풍수해 보험에 올해부터 소상공인도 가입이 가능하다.

하지만 A씨는 상습 침수 지역에 상가를 운영하고 있었지만, 침수 피해를 겪고 난 뒤에야 국가에서 지원해주는 풍수해보험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처럼 소상공인 풍수해보험은 가입률이 0.2% 수준에 그쳐 지난달부터 계속되고 있는 집중호우 때 혜택을 보는 보험 가입자는 사실상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3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으로 소상공인 풍수해보험 가입 건수는 3천396건이다.

보험 가입 대상 소상공인은 전국에 144만6천명가량으로 가입률은 0.23%에 그친다.

특히 부산은 지난달 집중호우 때 소상공인 피해가 상당했는데 풍수해 보험 가입 건수가 151건에 불과하다.

부산에 이어 비 피해가 났던 대전도 31건으로 소상공인은 사실상 가입률이 제로에 가깝다.

재난 시 도움 되는 풍수해보험 소상공인 가입률 사실상 제로
풍수해보험은 국가와 지자체에서 보험료 일부를 지원하고 5개 민영보험사가 운영하는 정책 보험이다.

보험가입자는 정부로부터 연간 보험료 일부를 지원받으며, 지자체 재정 여건에 따라 최대 92%까지 추가로 지원받을 수 있다.

소상공인은 지난해까지 시범지역에서만 가입이 가능했지만, 올해부터는 전국 모든 지역에서 가입이 가능하다.

그간 시범지역에서 가입률이 워낙 저조해 올해부터는 소상공인 가입자 보험료 부담을 줄이는 등 상품성을 더 높였다.

하지만 이렇게 상품성을 높였지만, 가입률이 사실상 제로에 가까운 이유는 소상공인 풍수해보험은 국비 지원 비율이 여전히 낮고 지자체 홍보 부족 등이 이유로 꼽힌다.

한 지자체 풍수해보험 담당자는 "제도가 올해 시작됐기 때문에 가입률이 저조한 것이 당연하다"면서도 "주택 풍수해보험보다 국가나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보험금 비율이 낮아 적극적으로 가입을 권장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2006년 풍수해보험법이 제정되면서부터 가입이 가능했던 주택 풍수해보험은 올해 6월 기준으로 36만8천176건으로 전체 가입 대상을 193만 가구 정도로 추산하면 20% 가까운 가입률을 보인다.

재난 시 도움 되는 풍수해보험 소상공인 가입률 사실상 제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