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네(Nez)입니다·동네책방 생존 탐구·미래의 서점

▲ '일본'에서 싸운 한국전쟁의 날들 = 니시무라 히데키 지음, 심아정·김정은·김수지·강민아 옮김.
일본 마이니치방송에서 30년 이상 북한 전문 기자로 일해온 저자가 한국전쟁 시기 숨은 역사를 파헤친다.

저자는 방대한 사료와 인터뷰를 통해 당시 일본이 소해정과 전차 상륙함(LST)을 보내 사실상 '참전'했다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전쟁 발발로부터 반년이라는 기간에 한정되기는 하지만, 8천명이나 되는 선원과 항만노동자가 '참전'해 56명이 한국 해역에서 사망했다.

1950년 10월 17일에는 원산 상륙작전 때 일본의 소해정 한 척이 기뢰에 닿아 폭발하면서 당시 21세의 해상보안청 직원이 '전사'하고 18명의 중경상자가 나왔다.

저자는 한국전쟁 시기 전쟁에서 쓰일 무기와 탄약 생산기지가 된 오사카 지역에서 일본인과 '재일조선인'들이 전쟁 반대 시위를 벌인 '스이타 사건'도 재조명한다.

1952년 6월 24~25일 오사카대 도요나카 캠퍼스에서 노동자, 학생, 시민, 재일조선인 등이 한국전쟁에 반대하는 집회를 가진 후 1천여명의 시위대가 국철 스이타조차장에 난입해 25분간 구내에서 시위 행진했다.

이 사건으로 11명이 기소됐으나 21년에 걸친 재판 투쟁의 결과 최고재판소는 일본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들어 무죄 판결을 내렸다.

저자는 "한국전쟁 때 미군이 전쟁 수행을 위해 설정한 요코다 공역의 관제권이 아직도 일본에 회수되지 않고 오키나와 가데나 공군기지에 미국을 비롯한 외국 군용기가 마음대로 드나들고 있는 것은 한국전쟁이 아직 공식 종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본에 한국전쟁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논형. 400쪽.1만9천원.
[신간] '일본'에서 싸운 한국전쟁의 날들

▲ 나는 네(Nez)입니다 = 김태형 지음.
조향(調香) 아카데미 설립자이자 향수 브랜드 대표 조향사인 저자가 자신의 조향 인생과 조향의 세계, 향수에 관한 상식 등을 담았다.

제목의 '네(Nez)'는 '코'라는 의미의 프랑스어로 비유적으로 '조향사'를 가리키기도 한다.

어릴 때부터 동경하던 향수의 세계에 들어서기 위해 꿈을 안고 시작한 프랑스 유학, 타지에서 홀로 생활하며 느꼈던 불안감, 새로운 도전에 대한 설렘 등을 담담히 풀어나간다.

소설가의 아들로서 부모와는 다른 길을 걸으며 느낀 상반된 감정, 냄새를 맡지 못하는 아노스미(anosmie)였던 아버지에 대한 안타까움을 고백하기도 한다.

향수는 이러한 인생의 경험이 원료가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진정한 향기에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언젠가 느꼈던 감각, 기분, 기억, 그리고 추억, 향수에는 조향사의 여러 조각이 녹아들어 가기 마련"이라고.
향과 향수에 관해 잘 모르는 독자들을 위해 본문에 나오는 원료나 향수 브랜드 이름을 별도로 정리했다.

그 분량이 책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난다.

308쪽. 1만6천원.
[신간] '일본'에서 싸운 한국전쟁의 날들

▲ 동네책방 생존 탐구 = 한미화 지음.
2010년 이후 동네책방 부흥의 배경을 살피고 동네책방의 바람직한 미래를 모색한다.

파격적인 할인 판매, 무료 배송을 앞세운 온라인 서점과 온라인 쇼핑몰, 홈쇼핑, 대형마트 등의 공세에 밀려 동네에서, 골목에서 책방을 볼 수 없을 것 같은 분위기였으나 몇 년 전부터 외국 영화 또는 소설에서나 볼 수 있을 법했던 독특하고 개성 강한 작은 책방들이 앞다퉈 등장하고 있다.

2014년 개정 도서정가제 시행 이후 가속한 이 같은 흐름으로 인해 애서가들 사이에서는 책을 분위기 좋은 책방에 들러 마음에 드는 책 한 권을 골라 차 한잔과 더불어 즐기는 일이 일상이 됐다.

그러나 이것이 겉으로 드러난 현상이라면 그 이면에는 문을 여는 속도만큼 많은 책방이 빠르게 문을 닫는 또 다른 현실이 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저자는 개정 도서정가제 시행 이후 공정성을 표방한 납품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서점 간의 갈등, 온갖 편법의 등장 등 책 생태계의 난맥상을 소상히 소개한다.

동네책방의 생존에 핵심적인 요소로 '참신한 비즈니스 모델'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저자는 이보다는 동네책방이 책을 중심으로 지역 커뮤니티의 중심이 되는 일이 먼저라고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회성 지원이나 미디어의 조명보다 동네책방의 당면 현실을 공유하고 지속가능성을 위한 토대를 만들어가려는 모두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혜화1117. 272쪽. 1만5천원.
[신간] '일본'에서 싸운 한국전쟁의 날들

▲ 미래의 서점 = '제일재경주간' 미래예상도 취재팀 지음, 조은 옮김.
중국, 대만, 미국, 일본 동네서점들의 새로운 시도를 통해 서점의 미래를 점쳐본다.

저자는 중국 최대 종합미디어그룹인 상하이미디그룹 산하 매체이자 유력 경제주간지인 '제일재경주간'에서 젊은 층을 겨냥해 꾸린 프로젝트팀으로 세계 각지에서 발로 뛰며 도시문화와 생활미학을 집중적으로 취재해 왔다.

이 책에서 저자들은 '구세대 서점'의 대표 격인 미국 반스앤노블의 몰락에서 시작해 독립서점이 발달한 일본과 타이완, 얼마 전부터 완전히 새로운 서점들이 들어서고 있는 중국 도시와 미국 샌프란시스코, 뉴욕을 돌아보면서 어떤 서점이 새로 등장하고 어떤 서점이 사라지는지를 추적한다.

중국에서는 상하이의 독립서점이자 랜드마크였던 지펑수위안이 결국 무너졌지만, 복합 생활공간 같은 서점이 계속 생겨난다.

이들의 모델은 생활 수준이 높아진 독자에게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고 원스톱쇼핑을 가능하게 해 주는 대만의 청핀과 일본의 쓰타야 같은 곳들이다.

특히 아직 도서정가제가 남아 가격 경쟁 문제를 덜 겪는 일본에서는 다양한 개성을 가진 독립서점이 자본보다는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대결한다.

일정 기간 단 한권의 책만 팔거나 예술 관련 독립잡지를 만들기도 하며 난장판 같은 분위기의 매장을 운영하기도 한다.

출판사를 겸한 대만 서점은 서점에서 펼치는 전시와 출판을 통해 고정 독자를 형성하고 직원들이 '요괴'라고 자처하는 일본 서점은 마니아를 위한 소굴 역할을 한다.

독자 요청에 따라 서재를 꾸며 주고, 도서 구독 서비스를 하면서 수입을 창출하는 미국 서점도 있다.

저자들은 "서점에서 중요한 것은 고독을 즐기는 시간 또는 사람과 교류하는 시간, 취향을 저격당했을 때의 한 줄기 흥분감, 호기심을 따라 자연스럽게 끌려드는 깊숙한 어느 공간 같은 것들이며 결국 우리는 그것을 좋아하게 되고 그 이름을 기억하고 다시 찾게 될 것"이라고 썼다.

유유. 344쪽. 1만7천원.
[신간] '일본'에서 싸운 한국전쟁의 날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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