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금융위기 또 올 수도…가계·기업 부채가 방아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세계에 대한 미래학자들의 전망과 가설이 쏟아지고 있다. 여기에 자신만의 생각을 합치면 정교한 미래 시나리오를 세울 수 있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미래학자로 손꼽히는 최윤식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 소장의 《빅체인지: 코로나19 이후 미래 시나리오》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판단할 때 요긴할 책이다.

이 책은 단기질서 변화, 중장기 질서 변화 등 2개의 대주제로 구성된다. 1장에서는 1~2년 동안 일어날 수 있는 단기 질서변화를 다룬다. 2장에서는 3년 이상 중장기적 흐름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힘이나 이슈를 전망한다.

이 책에선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전염병에 의해 촉발된 여러 사건을 ‘예측된 위기’로 본다. 저자는 수년 전부터 세 가지 위기를 예측하고 경고해 왔다. 첫 번째는 미국 주식시장 대조정, 두 번째는 한국의 2차 금융위기, 세 번째는 중국의 1차 금융위기다. 이 가운데 첫 번째 위기가 코로나19로 인해 현실화됐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저자는 나머지 2개의 위기 역시 피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한국과 중국 위기의 공통점은 부채에서부터 비롯된다는 점이다. 가계와 일부 좀비기업들이 짊어진 막대한 부채가 위기의 방아쇠를 당길 것으로 본다.

특히 한국에 대해서 저자는 “막대한 가계 부채, 엄청난 부동산 버블, 최고치의 좀비기업이 축적돼 있다. 그런데 한국은 1991년 일본의 버블붕괴 때와 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 때보다 위기 수위가 더 높다”고 지적한다. 저자가 한국에 던지는 고민거리는 다음과 같다. “한국, 중국, 신흥국들에서 또 다른 위기가 이미 시작됐거나 머잖은 미래에 위기가 다가올 것이라는 필자의 미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코로나19와 경제위기라는 두 가지 충격 앞에서 개인과 기업은 무엇에 집중해야 할까. 저자는 세 가지를 강조한다. 첫째, 코로나19를 계기로 서서히 시작되는 변화다. 천천히 진행되지만 근본적 변화를 일으킬 생각과 가치관의 변화에 집중해야 한다. 둘째, 코로나19 이전에 이미 시작된 기회 중 몇 가지는 대세로 자리잡게 되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셋째, 누군가는 공동체에서 다시 반복될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

"한국 금융위기 또 올 수도…가계·기업 부채가 방아쇠"
저자는 코로나19가 불러온 일시적 유행과 단기적 변화의 핵심 메시지를 세 단어로 정리한다. 리턴, 리바운드 그리고 리세션이다. 코로나로 인해 불가피하게 채택할 수밖에 없었던 디지털 비대면의 폭발적 증가는 일시적 유행으로 그치고, 다시 대면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것을 ‘리턴’이라고 표현한다.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단기적 기회가 순간 폭발할 가능성이 높은 걸 ‘리바운드’라 칭한다. 이 기회를 놓치지 말 것을 힘주어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쏟아붓는 돈의 약발이 끝날 즈음에는 빚이 많은 경제주체들의 파산, 즉 ‘리세션’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본다.

공병호 < 공병호TV·공병호연구소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