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번째 시즌, 내년 6월 말까지 49편 소개…해오름극장 3년 만에 재개관

동양 전통사상인 음양오행을 춤으로 풀어낸 '다섯 오'가 오는 9월 국립극장 무대에 오른다.

내년 4월에는 국악과 클래식 설치미술 등 다양한 장르와 전통음악을 소개하는 이음 음악제가 열리고, 수궁가를 바탕으로 한 대형 신작도 소개된다.

국립극장은 24일 달오름극장에서 2020-2021 레퍼토리 시즌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세부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지난 2012년 시즌제를 도입한 후 9번째 시즌이다.

올해 9월 17일 시즌 개막작인 국립무용단의 신작 '다섯 오'를 시작으로 내년 6월 말까지 신작 23편, 레퍼토리 7편, 상설공연 14편, 공동주최 5편 등 모두 49편의 작품이 관객들과 만난다.

김철호 국립극장장 "2020-2021 시즌은 뉴노멀의 출발점"
개막작 '다섯 오'는 지난해 11월 국립무용단 예술감독으로 부임한 손인영의 첫 안무작이다.

오늘날 지구가 직면한 자연환경 파괴의 원인을 음양오행의 불균형에서 찾았다.

손인영 예술감독은 "격변한 지구와 맞서게 된 세대인 '인류세' 시대에, 순리를 따르는 삶의 중요성을 춤에 담았다"라고 말했다.

리모델링을 거쳐 3년 만인 내년 4월 재개관하는 해오름극장의 첫 상영작은 국립무용단의 '제의'다.

유교의 '일무', 무속신앙의 '도살풀이춤', 불교의 '바라춤' '나비춤' '법고춤' 등 의식 무용을 비롯해 원시적이면서도 현대적인 몸의 언어까지 다채로운 춤사위를 담았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내년 4월 7일부터 같은 달 14일까지 코로나 시대 속 '회복과 상생'을 주제로 한 '이음 음악제'를 연다.

장르와 장르가 만나 새로움을 창조하고, 예술가와 예술가가 만나 새로운 장이 펼쳐진다.

국립창극단은 수궁가를 바탕으로 한 대형 신작 '귀토'(가제)를 내년 6월 새롭게 단장한 해오름극장 무대에 올린다.

고선웅이 연출을, 유수정과 한승석이 공동으로 작창했다.

국내 명창들의 무대를 소개하는 '완창 판소리'도 흥밋거리다.

김세미·김영자·김수연 명창이 잇달아 무대에 선다.

12월에는 안숙선 명창이 송년 판소리 무대에서 '흥부가'를 완창한다.

국립오페라단·국립발레단·국립극단도 2020~2021시즌에 참여해 국립극장의 새 시작을 함께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순연된 국립오페라단 '빨간 바지'(8월 28~29일), 국립발레단 '베스트 컬렉션'(9월 25~26일), 국립극단 '만선'(내년 5월 14~29일)이 달오름극장에서 관객을 만난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초청작도 있다.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작가 겸 연출가 티아구 호드리게스가 연출한 '소프루(Sopro)'가 내년 4월, 현대무용계의 최전선에서 독창적 신체 언어와 동양적 미학으로 주목받아온 안무가 타오예(陶冶, Tao Ye)의 '4&9'는 내년 6월 관객들과 만난다.

김철호 극장장은 "일흔 돌을 맞이한 국립극장은 코로나 19라는 긴 터널을 지나는 동시에 해오름극장 재개관을 준비 중이다"라며 "2020~2021시즌을, 국립극장 운영의 새로운 기준(뉴노멀)으로 세워나가는 출발점으로 삼고, 이번 시즌을 통해 전통의 깊이는 더하되 동시대를 뚜렷하게 담아내는 국립극장의 정체성을 강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