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봉수, 아프리카를 만나다
[저자와 함께 책 속으로] 박봉수 전 기술보증기금 이사장 "고대문명 품은 아프리카, 인류 평화의 박물관"

“아프리카 하면 부정부패로 얼룩진 최빈국이라는 부정적 시각으로만 봐 왔죠. 제 눈으로 본 아프리카는 인류사나 세계문화사에서 서구만큼의 반열에 오를 수 있는 대륙이었어요. 잘 알려지지 않은 에티오피아 고대 문명을 비롯해 아프리카의 여러 문화사적 의미를 가까이서 보여주고 싶었죠.”

박봉수 전 기술보증기금 이사장(71·왼쪽)은 최근 출간한 《박봉수, 아프리카를 만나다》를 쓰게 된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박 전 이사장은 서울대 경제학과 재학 시절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재무부를 시작으로 청와대, 재정경제부 등을 거치며 평생 경제관료로 살아온 인물이다. 책엔 ‘어느 경제관료의 유별난 도전’이라는 부제가 달렸다.

저자는 지난해 40일간 아프리카 동부 세 나라를 다녀왔다. 이들 나라에서 본 여러 장면 속에서 발견한 아프리카 문명사를 책에 녹였다.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국립박물관에서 인류의 시원을 찾고, 영국 탐험가 데이비드 리빙스턴이 처음 서양에 알린 짐바브웨 빅토리아폭포를 둘러보며 19세기 제국주의적 시선을 지적한다. 눈이 녹아버린 킬리만자로산을 안타깝게 바라보며 지구온난화에 대한 단상도 이야기한다.

그는 “공무원으로 살면서도 역사, 미술, 인류학, 고고학에도 관심이 많았다”며 “여행하는 내내 풍부한 자원과 화려했던 고대문명을 가진 아프리카와 오늘날 못살게 된 아프리카를 함께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학도로서 제국주의에 의해 획일적으로 그어진 국경선과 사막, 밀림 등이 혼재한 지리적 한계, 위정자들의 부정부패 등 아프리카가 처한 현재도 이야기했다”고 덧붙였다.

저자는 가장 기억에 남는 곳으로 에티오피아를 꼽았다. “6·25전쟁 당시 우리를 도왔던 참전국이자 3000년 전 이집트와 맞먹을 정도의 문명국이었던 곳이에요. 구약 성서에 나오는 ‘언약궤’가 묻혀 있다는 전설로 시작되는 고대 시바여왕과 솔로몬 왕과의 로맨스도 있죠. 이처럼 아프리카는 다양한 종교와 문명권이 공존하는 인류 평화의 박물관 같은 공간입니다.”(글통, 286쪽, 1만5000원)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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