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게 뛰어다니는 소설을 쓰고 싶었죠. 우울하니깐!"

등단 20주년을 맞은 중견 소설가 김중혁은 문단에서 고유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왔다.

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기발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유머와 감성을 버무린 독창적 소설 세계를 펼쳐 확고한 팬덤을 보유한 작가다.

지난 2000년 문학과사회를 통해 등단한 이래 대중성과 작품성을 겸비했다는 평을 얻으며 다수 소설집과 장편, 산문집 등을 펴냈고, 김유정문학상, 이효석문학상, 동인문학상, 심훈문학상 등을 받았다.

이젠 좀 지칠 때도 돼 보이지만 그는 여전히 어린 개구쟁이처럼 신나는 이야기를 찾아 달린다.

'나는 농담이다' 이후 3년 만에 선보이는 장편소설 '내일은 초인간'(자이언트북스) 역시 독특하고 재미있으며 따뜻한 상상력으로 가득하다.

"신나게 뛰어다니는 소설을 쓰고 싶었다.

우리 모두 우울하니까.

"
1부와 2부, 2권으로 구성된 소설책이다.

자신의 독특함을 입증하기라도 하듯 1부의 소제목은 '유니크크한 초능력자들'이다.

2부 소제목은 '극장 밖의 히치코크'.
'유니크크한' 김중혁의 귀환…소설 '내일은 초인간'
소설엔 초능력자들이 등장하는데, 사실 이들의 초능력은 크게 유용하게 쓸 데는 별로 없다.

오히려 초능력 때문에 고통을 받기도 한다.

팔을 길게 늘이거나 모든 숫자와 요일을 기억하고 동물과 대화하는 능력이 그리 실생활에 도움이 될 리는 없으니까.

오히려 이들에게는 특별한 능력이 콤플렉스로 작용하는데, 독자들 입장에선 그 점이 더 애틋하고 친근하게 느껴진다.

헐크나 토르 같은 엄청난 초능력을 지닌 슈퍼 히어로가 아니어서, 이들의 활약상을 마음 놓고 지켜보는 대신 오히려 다칠까 걱정해줘야 할 정도다.

'루저'에 가까운 이들이 서로 힘을 합치며 조금씩 성장해가는 모습에 공감하며 우리도 위로를 받는다.

1부에서는 이들이 모여 '초인간클랜'이란 조직을 만들고 도태될 동물을 싣고가는 자율주행 차량을 습격하는 계획을 추진한다.

생애 첫 성공을 맛본 초인간클랜은 2부에서 더욱 고무된 채 서로를 믿으며 강해져 간다.

사람이 다치지 않은 극장 테러 사건에 숨겨진 어두운 비밀을 찾아 떠난 이들은 도시를 구할 영웅이 될 수 있을까?
앞서 1부는 지난해 12월 독서 애플리케이션 '밀리의 서재'에서 온라인판과 한정판 종이책으로 미리 공개된 바 있다.

/연합뉴스